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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강남과 바다
입력2006-08-28 18:00:33
수정
2006.08.28 18:00:33
[데스크 칼럼] 강남과 바다
조희제 hjcho@sed.co.kr
'강남과 바다' '버블(또는 투기)과 도박.'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 단어들이 합쳐지면 우리를 절망과 분노에 빠뜨리는 참여정부의 정책으로 이어진다. 강남3구에 부풀어 있다는 버블이 그렇고 바다이야기라는 도박이 그렇다. 전자는 부동산정책이고 후자는 레저(게임)정책이다. 국민 실생활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두 정책의 성패 여부는 국민들의 현재와 미래생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두 가지 정책의 결과가 투기공화국ㆍ도박공화국이라는 참담한 모습으로 드러났다면 그야말로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는 지경이다.
부동산·게임정책 부작용 너무 커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은 한마디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에 따른 지방개발이었다. 행정복합도시ㆍ혁신도시ㆍ기업도시 등등. 참여정부 들어 지방 개발이 붐을 이루면서 전국의 토지와 주택가격이 급등했다. 이 결과 전국토는 투기장이 됐다. 버블세븐지역의 집값 폭등도 따지고 보면 참여정부 정책실패의 한 단면일 뿐이다. 뒤늦게 천정부지로 치솟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정책들을 쏟아놓았지만 강남집값 잡기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 불똥이 지방으로 튀어 지방건설경기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정책의 피해는 돈 없는 서민들에게 돌아왔다. 이제 서민들은 수도권에서 자기집을 갖는 것 자체가 힘들게 됐다. 강남 대체도시로 정부가 내놓은 판교 신도시의 중대형 실질분양가가 8억원이 넘고 중대형 임대주택의 보증금만 5억원을 넘는다고 한다. 판교 임대주택은 서민들로서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바다이야기' 파문은 그렇지 않아도 후텁지근한 여름날 우리를 더욱 짜증나게 한다. 바다이야기라는 사행성 게임이 도박게임이 되는데 키 역할을 한 문화상품권. 문화산업 활성화라는 문화상품권 발행의 본래 취지와 사행성 게임이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분명한 것은 정부정책이 문화상품권을 도박용 칩으로 변질시켰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불법ㆍ특혜ㆍ뇌물이 개입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바다이야기는 도박게이트로 한단계 발전(?)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 속칭 '하우스(노름방)'를 열어주는 정책을 버젓이 저질렀다는 점은 두고두고 최악의 정책으로 손가락질받을 게 분명하다. 게다가 1년여 이상 도박게임이 우리 주변에서 독버섯처럼 번져나간 후유증은 어떻게 치유할지 아무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게임정책의 피해자 역시 서민들이다.
두가지 정책만 놓고 볼 때 "이 정권은 집값마련도 힘든 서민들의 주머니를 도박으로 탕진시킬 요량"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정 전반에 일어나고 있는 정책오류의 부작용과 폐해가 너무 크게 다가온다.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더욱 움츠리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문제. 국가의 안전을 우리 스스로 지키자는 자주국방의 핵심적인 이슈로 등장한 사안이다. 좋은 말이고 언젠가는 실현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 그렇기 하기 위해 우리가 짊어져야 할 부담과 희생이 너무 크다. 전직 국정원장의 말대로 자존심 하나 때문에 300조원의 비용을 짊어져야 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지적이 오히려 피부에 와 닿는다.
국방·교육부문도 현실 고려해야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교육정책은 또 어떤가. 평준화정책이 가져온 공교육의 황폐화는 부모들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사교육시장만 키웠다. 돈 있는 부자나 여론주도층은 이미 한국에서 자녀교육을 포기한 지도 오래됐는데 교육당국은 여전히 평준화만이 이 나라 교육을 올곧게 지킬 수 있다는 착각 아닌 착각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국민 스스로 알아서 개척해나가야 한다면 이보다 더 암담한 일이 어디 있겠나.
"처음에는 개혁이라고 믿었는데 점점 개혁이 아니라 나라를 개악하는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는 게 요즈음 국민들의 마음이다. 남은 임기 1년6개월도 너무 길다고 느껴질 만큼 국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이렇게 불안하니 빨리 이민이나 가자는 부인의 성화에 화를 낼 수 없다는 어느 월급쟁이의 고백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입력시간 : 2006/08/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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