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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연금 적자보전 의무조항 삭제 방향이 옳다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자보전 의무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없어진 부분은 보험료 수입이 연금지급액을 밑돌면 국가·지자체가 부족액(보전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한 제69조 1항의 후반부다. 공무원연금 적자 문제를 해결해보려 개혁을 추진하던 김대중 정부가 공무원들의 반발에 밀려 개악(改惡)의 잘못을 범한 바로 그 조항이다.

새누리당은 그 대신 개정안 69조2 제2항에 보험료 수입과 재정지원액을 합쳐 책임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했다. 적자보전 의무 조항이 삭제된다고 해서 당장 정부의 재정지원이 끊기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액을 재정에서 자동으로 메워주는 방식 대신 책임준비금을 쌓아 제도를 운영하도록 한 것은 가입자와 수급자의 책임성을 높이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정부에만 기대지 말고 스스로 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연금을 깎는 등 자구노력을 극대화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다만 적자보전에 혈세를 쓰는 데 대한 국민적 비난을 책임준비금이라는 용어로 희석시켜보려는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 혈세를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에 투입해야 하는 단초 가운데 하나를 없앴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이 조항을 근거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과 국민연금도 적자 발생시 정부 지원을 의무화해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사학연금은 2009년 말 법을 고치면서 이미 '법률 또는 제도적인 사유로 이 법에 따른 급여를 기금으로 충당할 수 없을 때에는 국가가 그 부족액을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 사학연금은 수급자의 절반 가까운 2만여명이 매달 300만원 이상의 연금을 받고 있다. 2033년 기금 고갈이 예측되는 마당이어서 정부에 기대려는 심리를 차단하는 게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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