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놨다. 기계로 상품을 값싸게 대량 생산하며 더 많이 소비하면서 자본주의사회로 진입하게 됐다. 노동ㆍ생활ㆍ경제를 송두리째 바꿔 놓은 산업혁명의 기폭제는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정보기술(IT)기업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은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과 저녁에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하는 일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했다. IT가 인류의 삶을 또 한번 송두리째 바꾸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IT생활의 기폭제는 무엇일까. 전기다.
인간은 전기라는 에너지를 소유하면서 다양한 디바이스를 손에 넣었고 상상이상의 윤택한 생활을 누리게 됐다. 밝은 조명 덕에 안전한 야간 활동이 가능해졌고 에어컨 덕에 한여름을 쾌적하게 보내며 값싼 전기로 추운 겨울을 난방기기로 따뜻하게 난다.
현대인에게 전기는 산소와 같은 존재다. 그런데 우리는 산소의 존재를 잊고 사는 것처럼 전기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올 겨울도 전력수급 우려로 떠들썩하다. 급기야 국무총리는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운동을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남제주 내연발전기 4기의 폐지를 연기하는 등 가져다 쓸 수 있는 전력은 모두 동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때마침 지난해 11월20일 68만㎾급 월성원전 1호기가 설계수명 30년을 채우고 멈췄다. 원전의 설계수명은 안전성과 성능기능을 만족하면서 운전 가능한 최소한의 기간을 의미하는 만큼 원전의 계속운전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월성1호기 역시 계속운전이 수순이 아니겠느냐는 각계의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원전을 대체할 만큼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원을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단 1만㎾의 전력도 아쉬운 현 상황에서 68만㎾의 월성1호기 계속운전이 전력난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트여줄 대안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열망이 높은 만큼 규제기관은 월성1호기 계속운전 여부를 여느 때보다 철저히 심사하고 있다. 월성원전 1호기를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발표 직후 차질 없이 후속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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