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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풍자·유머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 탐구

'지금 행복해' 성석제 지음, 창비 펴냄


소설가 성석제는 한국 소설계에 독보적인 존재다. 올해로 등단 15년을 맞는 그에겐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재미있는 소설의 대명사라는 게 바로 그것. 특유의 재기 발랄한 필체와 입담으로 내놓는 소설마다 반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풍자와 유머를 적절하게 버무려 놓는 작가의 재능을 감안하면 지나친 과찬만은 아닌 듯 싶다. 2006년 ‘참말로 좋은 날’ 이후 2년만에 펴내는 열한번째 소설집 ‘지금 행복해’는 지난 5년간 발표했던 9편의 단편을 묶은 것. 허구와 농담과 유머가 뒤섞여 위선과 위악을 넘나들지만 결국 그의 소설은 독자를 미소 짓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번 작품집에 실린 단편은 하나 같이 개성이 강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표제작인 단편 ‘지금 행복해’에는 온갖 화려한 중독을 경험한 ‘아버지’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당구ㆍ도박ㆍ마약ㆍ술 등에 중독돼 가정을 버리고 수감생활까지 한 아버지는 어느날 아들 앞에 나타난다. 아버지는 아들의 중재로 별거 중인 부인과 이혼할 정도로 쿨한 성격이지만 모든 중독을 거쳐 ‘남을 돕는 일’에 중독되고 급기야 ‘눈물 중독자’가 된다. 하지만 저자는 심각한 결말 대신 중독된 삶의 아름다운 단면을 드러내며 글을 매듭짓는다. 소설집의 또 다른 특징은 유달리 여행에 대한 글이 많다는 점. 단편 ‘여행’ ‘설악풍경’ ‘피서지에서 생긴 일’ 등 절반 이상이 여행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여행’이 동물적인 인간 내면을 폭로한다면 ‘설악풍경’ ‘피서지에서 생긴 일’은 수많은 코믹한 상황과 에피소드를 통해 남성의 성적 욕구와 환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물론 성석제는 유머가 넘치는 상황을 이용해 인간 내면의 양면성을 탐구한다.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나갈 만큼 간결하고 유쾌한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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