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출은 3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1970~1980년대 중동 붐 이후 2차 성장기를 보내왔던 해외건설 수출은 무한한 시장창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아울러 상당한 고민거리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해외건설사업의 잠재 리스크 때문이다. 최근 몇몇 대형기업이 보여준 어닝쇼크는 2기 해외건설수출의 어두운 단면이라 하겠다. 양적 성장만이 아닌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이를 위해 무엇이 전제되어야 할까. 우선, 국내기업 경영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 수십억달러 규모의 해외사업은 자연스럽게 기업 오너 중심의 책임경영을 필요로 한다. 사업 실패의 결과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수주중심 및 단기적인 경영진 평가체계도 바뀌어야 한다. 실질적인 지표인 매출과 이윤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와 같은 단기적 수주문화는 저가경쟁 심화와 뒷문은 아무도 지키지 않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다.
둘째, 다수의 해외현장을 지원할 본사 통합조직이 필요하다. 대규모 해외사업은 현장조직만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해외사업은 주요 문제 해결에 있어 본사조직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내의 경우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책임자급 인적자원의 절대수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별로 관리해야 할 해외사업의 수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에 책임자급 인력에게는 특정 현장만이 아닌 다양한 사업을 지원토록 하는 고급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 또 이들로 구성된 조직은 건축ㆍ토목ㆍ플랜트 등 공종 간 경계를 넘어선 통합조직이어야 할 것이다.
셋째, 해외사업을 위한 리스크관리 시스템의 조속한 구축이 필요하다. 2014년부터 우리 기업이 지난 수년간 저가수주한 사업의 완공시기가 다수 도래한다. 맛있는 정찬에서 디저트를 즐기지 못하고 소화제를 먹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엄청난 소화제값을 지불할 수도 있다.
최근 일부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사업의 위험과 우리의 대응력 부족으로 해외건설 확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리스크 회피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전략이다. 해외시장의 글로벌기업 역시 사업에서 일정비율 실패를 경험한다. 중요한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해외건설 3기에서는 연간 1,000억달러 수출뿐만 아니라 연간 100억달러 이윤을 달성하는 시기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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