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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스 메이저 3연승 무산… '은주전자' 주인은 존슨

브리티시 오픈

스피스 17번홀 '통한의 보기'

1타 차로 연장전 합류 못해

존슨, 통산 두 번째 메이저승

17번홀(파4). 조던 스피스(22·미국)의 파 퍼트가 홀 오른쪽으로 흐르며 빗나갔다. 62년 만의 시즌 개막 이후 3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이 사실상 무산된 순간이었다.

스피스는 16번홀(파4)에서 10m가 넘는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공동 선두에 오르며 포효했다. 역사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는 듯했으나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파4홀 중 하나라는 17번홀에서 보기를 하는 바람에 1타 차로 뒤졌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파에 그치면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21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 올드코스(파72·7,297야드)에서 끝난 제144회 브리티시 오픈(이하 디 오픈).

올해 마스터스와 US 오픈을 잇달아 제패한 스피스는 1953년 벤 호건 이후 시즌 첫 3개 메이저 연속 우승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좌절됐다.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친 스피스는 3명의 공동 선두에 단 1타가 모자라 제이슨 데이(호주)와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는 경기 후 "17번홀에서 퍼트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18번홀 두 번째 샷에서는 클럽(웨지)을 잘못 선택해 짧았다"며 아쉬워하면서도 "메이저 3연승 실패가 큰 상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나이의 스피스는 언제든 메이저 우승에 도전할 경기력을 과시해 메이저 3연승은 물론 한 해 4대 메이저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 가능성을 남겨뒀다. 세계랭킹 2위를 유지한 그는 "시간이 흐르는 한 메이저 3연승이 다음 목표가 될 것이고 (다음 달 열리는 올해 미국프로골프 투어 마지막 메이저인) PGA 챔피언십에 목표를 맞출 것"이라고 다짐했다.



디 오픈의 우승컵인 은주전자(클라레 저그)는 잭 존슨(39·미국)이 차지했다. 존슨은 마지막 날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타를 줄여 3라운드 3타 차 공동 6위에서 공동 선두(15언더파)로 뛰어올랐다.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마크 레시먼(호주)과 함께 연장전에 들어간 존슨은 1번·2번·17번·18번홀(이상 파4)에서 열린 4개 홀 연장전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언더파를 기록해 우승상금 115만파운드(약 20억6,000만원)를 손에 넣었다. 5년 전 올드코스에서 디 오픈 우승을 차지한 우스트히즌은 이븐파, 레시먼은 2오버파에 그쳤다. 2007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존슨은 개인 통산 메이저 2승(PGA 투어 통산 12승)을 거두며 25위였던 세계랭킹을 12위로 끌어올렸다.

존슨은 연장 첫 홀에서 우스트히즌과 나란히 버디를 잡아 보기를 적어낸 레시먼에 앞서 나갔다. 두 번째 홀에서도 4m가량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존슨은 연장 세 번째인 17번홀에서 4타 만에 그린을 밟아 위기를 맞았으나 우스트히즌도 보기를 해 1타 차 리드를 유지했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우스트히즌과 나란히 파를 기록하면서 존슨의 우승이 결정됐다. 선행에 앞장서는 모범 가장으로 알려진 존슨은 "최종일 우승경쟁을 펼친 (2명의 공동 4위까지) 5명 모두 챔피언이다. 이번 우승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재미교포 케빈 나(32)는 공동 58위(3언더파)에 자리했고 조던 니브루게(미국)가 공동 6위(11언더파)로 베스트 아마추어의 영예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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