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깊어지면서 부동산 중개업체의 퇴출이 잇따르고, 대대적인 감원바람이 몰아치는 등 중국 부동산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으로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그 동안 집값이 안정세를 보였던 베이징까지 '반값 아파트'가 등장했다. 16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한 때 베이징의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였던 순츠(順馳)가 최근 부동산 거래량 급감에 따른 자금난을 이유로 베이징시 관련 당국에 중개업무의 포기를 신청했다. 순츠는 중국 20개 도시에 800여개 체인점과 7,0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 부동산업체로 지난 2005년 베이징 최대규모를 자랑했었으나 최근 중국 부동산시장의 급랭으로 경영난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순츠는 전국 각지의 체인망과 인력을 축소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전면적인 사업폐쇄를 결정하게 됐다. 순츠의 류더바오(劉德寶) 부사장은 "지금 베이징의 부동산시장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순츠 이외에도 다른 대형업체들의 사업폐쇄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침체의 발원지인 중국 남부의 선전과 상하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선전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대형, 중형을 가릴 것 없이 대부분 적자로 올해 들어 40%가 폐업한 상황이다. 또한 상하이의 경우 부동산중개업체의 수가 상반기 1만2,000여명에서 절반수준으로, 중개인 수는 10만명에서 현재는 4만5,000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의 집값 움직임은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이다. 부동산 거품붕괴가 가장 먼저 시작된 선전의 경우 1㎡당 평균 가격이 지난해 8월 1만8,000위안(약 360만원) 수준에서 올해 8월에는 1만1,000위안으로 폭락했다. 또한 상하이는 지난 9월 기존주택 거래가격이 평균 1만8,294위안으로 전월대비 0.52% 낮아지고, 거래량은 20%가 위축됐다. 비교적 탄탄한 하방경직성을 보였던 베이징의 집값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중국신문사가 베이징시의 매물로 나온 80여개 아파트의 시세를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가운데 82% 가량의 매매가격이 하락했고 이중 38%의 경우는 하락폭이 15%를 넘어섰다. 거래량도 급감해, 베이징부동산거래관리망에 따르면 지난 9월 베이징시 주택 거래량은 2,788건으로 3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베이징에서도 '반값 아파트'가 등장했다. 팡산구 량샹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중인 한 업체는 "한 채를 사면, 한 채를 얹혀준다"는 판촉행사를 시작했다. 그래도 계약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 업체의 분양현장 관계자는 "보러 오는 사람은 많은데 사려는 사람은 적다"면서 "아파트 값 절반 할인도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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