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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2월02일] 중구난방식 대입 방안 발표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말입니까.” 중ㆍ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인 신모씨는 최근 연세대가 오는 2012학년도 대입시 수시모집에서 전체 정원의 20%를 대학별 고사로 뽑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분노했다. 신씨는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 힘들어 죽겠는데 대학들이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면 대학에 따라 별도로 각각 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냐”며 대학들의 신중한 입시안 발표를 요청했다. 대입시 3불정책(본고사ㆍ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 금지) 폐지 움직임은 이명박 정부 들어 고개를 바짝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대학들은 대입시 업무를 주관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통해서도 우회적인 ‘3불정책’ 폐지를 위한 행보를 해왔다. 대교협에서 주요직책을 맡고 있는 사립대 총장들은 틈만 나면 “3불정책은 이미 과거의 정책에 불과하며 이제는 폐기돼야 할 대상”이라면서 “이제는 대학의 자율성을 사회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 3불정책 폐지 여론을 조성했다. 대학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교협은 일단 올해 고3학생들에게 적용되는 2010학년도 입시에는 3불정책을 적용하기로 발표한 상태. 하지만 2011ㆍ2012년도 입시에 대해서는 여론의 향방을 살피는 형국이다. 이명박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2012년을 ‘대학자율화 완성의 해’라고 공표해 늦어도 2013학년도 입시부터는 3불정책 폐지가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해준 상태다. 이처럼 대입시안을 놓고 대학들과 대교협이 어수선한 행보를 계속하자 비교적 대학입시 자율화에 호의적이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마저 우려성명을 내놓았다. 교총은 “일부 대학의 중구난방적인 대입시안 발표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불안을 가중시켜 사교육으로 내몰고 대입지도에 혼란을 발생시킬 우려가 크다”면서 대입시안 발표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나아가 대교협이 조정기능을 강화해 2011학년도, 2012학년도 대학 입시안을 보다 신중히 마련해줄 것을 당부했다. 자율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기본을 최고 지성 기관인 대학들이 망각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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