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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걷기 예찬-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4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산이며 들이며 거리마다 완연한 봄옷으로 갈아입었다. 봄이 주는 색감 중에는 아무래도 온 산의 푸름을 예고하는 연둣빛 새잎이 단연 으뜸이 아닐까. 연두 잎은 희망이며 젊음이고 패기다. 연둣빛 새잎을 보고 있으면 고뇌와 찌든 감정의 찌꺼기는 가라앉는 대신 깊은 사색에 잠기곤 한다.

사색과 더불어 걷기도 좋은 계절이다. 몇 년 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난 뒤부터 '걷기 예찬론자'가 됐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도중 만났던 나무·풀·바람·꽃·사람들을 보면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순례길 여행을 통해 꿈과 희망도 찾았다. 아마도 옛사람들이 즐겼다는 '소요(逍遙)'의 철학이라는 게 결국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나 느끼기도 했다. 걷기는 굳이 유명 올레길이나 둘레길을 찾지 않더라도 할 수 있다. 가로수가 있는 거리나 가까운 숲길도 좋다.

시간을 쪼개어 하루 30분씩이라도 걸어보자. 하루 30분 이상 매일 걸으면 건강 나이를 10년까지 낮출 수 있고 운동 부족에서 오는 갖가지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걷다 보면 당장에 머릿속이 맑아지고 '살아 있음'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될 것이다. 특히 걷기는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되는 '착한' 운동이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신체의 말초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게 해 날씬해지는 것은 물론 심장 기능마저 강화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을 먹더라도 걷기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약효가 떨어진다는 것만 봐도 걷는 습관이 얼마나 건강에 좋은지 알 수 있다.



정신과 마음, 육체의 건강을 동시에 지키기 위해 걷기 운동을 게을리하지 말자. 걷기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생각을 튼튼하게 하며 상상력도 키운다. 어디를 걸어도 걷는 자체가 행복이며 건강이다. 걸어서 세계를 일주한 프랑스 생물학자 이브 파칼레는 '걷는 행복'이란 책에서 "우리의 지성은 우리의 걸음에서 잉태됐다"고 썼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걷기 운동은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가용보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걷게 되면 온실가스에 헐떡이는 지구에 숨구멍을 열어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걷기는 환경과 친해지게 만들고 지구의 건강까지도 생각하게 한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회사 경영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본다. 많은 기업들이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위해 '빨리빨리'를 강조하기도 하나 이런 조급증 문화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쉼 없이 신뢰 회복에 주력해 이제 어둠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 목표 도달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도 경영'의 핵심은 다소 늦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아닐까. 우리는 느리게 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페이스를 조절하며 다 함께 멀리 가고자 한다. 지역 주민과 국민, 원전산업 생태계의 모든 협력 업체들, 임직원 모두와 소통하면서 함께 그리고 멀리 나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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