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된 임대아파트를 되팔 수 없겠느냐고 묻는 전화가 하루에도 3~4통씩 걸려옵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H공인 관계자) 초고가 민간임대아파트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87㎡형의 일부 당첨자들이 계약일(26~28일)을 맞아 이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금(3,000만원)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단타 매매를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막상 매수세가 붙지 않으면서 1억원이 넘는 계약금 마련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로또’가 될 줄 알았던 분양권이 애물단지가 된 셈이다. 26일 한남동 인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남더힐 87㎡형은 3,000만원 가량의 웃돈이 붙은 매물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당첨자 발표 직후에는 로얄층 기준 최고 7,0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매수수요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호가도 곤두박질쳤다. 한남동 모델하우스 주변에서 진을 치던 일부 ‘떴다방’ 업자들도 지금은 사실상 모두 철수한 상황이다. 한남동 B공인 관계자는 “한때 일부 물건이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을 얹어 거래됐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진위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매도자는 있지만 매수 수요자들은 불법거래에 부담을 느껴 실종된 상태”라며 “계약을 앞두고 물건을 처리해 달라는 당첨자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임대주택법 19조는 임차인의 임대권 양수ㆍ양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분양한 한남더힐 87㎡형 133가구 중 상당수가 미계약분으로 다시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지난 3월에 분양한 대형 가구와는 달리 이번에 분양한 중소형 아파트에는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많았다”며 “2년 6개월 후 분양전환 가격이 예상보다 높게 책정될 가능성도 있고 임대료(매달 65만원)도 만만치 않아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한남더힐의 시행사인 한스자람의 한 관계자는 “예비당첨자를 뽑지 않았기 때문에 미계약분은 시행사가 다시 분양해야 한다”며 “경쟁률이 높았던 만큼 수요는 충분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