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배역을 맡은 연기자에게 많은 몰입도를 요구해요. 촬영이 끝나면 아직도 그 역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들죠." 드라마 '동이'를 통해 역대 '인현왕후'캐릭터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온 박하선이 이번에는 '영화배우 박하선'으로 변신했다. 오는 9월 8일 추석에 맞춰 개봉되는 영화 '챔프'를 통해서다. '챔프'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승호'(차태현)와 어린 딸 '예승'(김수정)이 역시 같은 사고로 새끼를 잃고 다리를 다쳐 더 이상 사람을 태우지 않게 된 경주마 '우박이'이 함께한 불가능할 것 같은 경주 도전기를 그렸다. 경주에서 13번이나 우승한 명마(名馬)였으나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절름발이 경주마 루나의 실화를 그려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박하선은 극중에서 차태현과 그의 딸 김수정을 돌보면서 차태현을 짝사랑하게 되는 히로인이자 응급구조사'윤희'를 맡아 따뜻한 내면을 가진 여인을 연기한다. 박하선은 16일"영화촬영을 준비하며 응급처치법을 마스터했다"며"말(馬) 많이 나오는 영화지만 사실 경주마는 타보지도 못했고 앰블런스만 많이 탔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특히 "낙천적인 차태현 선배가 항상 유쾌하게 끌어줘 촬영을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TV를 통해 익숙한 박하선이 보는 TV와 영화촬영의 차이점은 뭘까. 그는 "양쪽 다 어렵지만 차이점도 있다"고 했다. "TV는 대사분량이 많고 촬영 속도도 빨라요. 결국 대사를 빠르게 소화해야 되죠. 반면 영화는 촬영속도나 호흡이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죠. 촬영이 다 끝났는데도 그 '윤희'에서 빠져나오기가 참 어렵더군요. 영화의 매력이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죠." 고3때 극장에 놀러갔다가 발탁돼 데뷔했을 정도로 단아한 얼굴을 가진 그는 선입견과 달리 무척 쾌활했다. "술은 즐기지 않지만 1년에 한ㆍ두번은 만취할 정도로 먹는다"고 소개한 뒤 "최근 화끈하게 마신게 화근이 돼 눈에 다래끼가 나 혼났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아역배우 김수정에 대한 평가에서도 그의 일면이 드러난다."집안 1남 1녀의 장녀라아직 조카가 없어서 아이들을 달래는 법을 잘 모른다"며 "그래서인지 바보스럽게도 어린 수정(7)이와 촬영하면서 실랑이를 참 많이 했다"며 분한 표정도 지었다. 우리나이로 25살. 평소 30살 정도가 되면 결혼해서 아이 3명 이상은 낳고 싶다고 말해온 박하선은 '나이든다는 것'에 대해 묻자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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