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현지 합작공장인 베이징현대기차와 둥펑위에다기아의 연간 생산량을 오는 2010년까지 100만대로 확대, 글로벌 톱5 진입의 전초기지로 삼을 방침이지만 공장부지를 늘리지 못할 경우 계획 자체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베이징현대기차의 연산규모는 15만대 수준. 당초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4년 내 4배 이상으로 생산라인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공장부지 추가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중국을 방문 중인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중국 고위관료들과 만나 공식입장에 대한 확인작업에 나섰다”며 “중국정부와 의견조율 등을 통해 2010년 글로벌 톱5 진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도 이미 공장부지를 확보한 상태지만 이번 조치가 앞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는 중국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중국정부의 공장부지 공급제한 여파에 대해 분석에 들어갔다. 포스코측은 “칭다오ㆍ번시 등의 공장부지는 이미 중국정부와 협의가 끝났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여타 사업의 투자시기를 연기하는 등 중국정부의 경기 속도조절에 부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건설ㆍ시멘트업체의 경우 현지 사업의 투자규모가 미미한 정도여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우리 기업에 직접타격 없다=
정부는 관련업종별로 국내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6일 자동차ㆍ정밀화학ㆍ철강 등 주요 업계 관계자들을 모아 업종별 현황을 파악한 데 이어 7일 경제장관간담회에서 관련내용을 상정, 검토했다. 정부는 일단 공장증설 규제가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당장 우리 기업들에 직접적 피해는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유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우리나라에서 공장증설에 필요한 기자재 등이 관련된 품목은 많지 않다”며 “철강 등 일부 업종도 당장 건설수요와는 관련 없는 부문이므로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작다”고 말했다. 유영환 산자부 산업정책국장은 “시멘트 등 일부 업종은 중국 현지 업체들에 대한 규제 덕에 오히려 득을 볼 수 있다”며 “공장증설 규제 대책도 당장 중국 전체의 내수를 위축시킬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업종별 파급효과와 영향을 꾸준히 검토하는 동시에 수출시장 다변화 등 대응방안을 마련, 실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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