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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차베스, 남 얘기 할때 아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악마’로 비유함으로써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차베스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국제연합(UN) 총회 회의장 연단에 올라 “악마가 어제 여기에 왔었다”고 말해 하루 전 같은 장소에서 연설했던 부시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어리석은 언행은 그의 무능력한 석유정책에 비해서는 덜 위협적인 것이다. 차베스가 집권한 지 7년이 지나면서 베네수엘라의 석유생산량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고, 이로 인해 전세계 산유량이 1% 이상 줄어들 수도 있다는 추정도 제기됐다. 차베스의 이러한 행동은 기록적인 유가 상승에 기여해왔다. 차베스는 멕시코보다 일인당 석유생산량이 세 배나 많은 국영 석유기업을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았다. 그러나 차베스는 석유 업체들에 대한 투자 확대에 관심이 없었고, 석유기업의 정치적인 동지들도 그로 인한 문제점들을 간과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석유 업체 노동자들이 파업을 일으키자 차베스는 경영진을 대폭 물갈이했고, 숙련 노동자 3분의2를 해고해버렸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들에 넘겨줌으로써 미국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석유가 베네수엘라에서만 생산되고 있다고 착각하는 듯하다. 만약 베네수엘라가 석유를 중국에만 판다면 중국은 다른 산유국들로부터 석유 수입을 줄일 것이고 이는 미국이 그 분량만큼을 더 살 수 있다는 공식을 성립하게 한다. 또 차베스는 그나마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 석유를 판다면 수송 비용이 급증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차베스의 UN 총회 발언이 반미 감정만 자극시켰다는 관점에서 볼 때 차베스는 세계적으로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로 간주될 만하다. 그리고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도 차베스는 국민들의 화를 돋우는 인물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베스는 영구 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고, 베네수엘라의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실정이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의 UN 안보리의 상임이사국 진출 등 대외적인 문제에 주력하기보다는 국가 내부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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