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스마트폰 구입비용이 세계 18개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이 15일 발표한 '2012년 세계 18개국 주요 도시의 국제물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갤럭시S3(32G)의 국내 판매가는 99만4,400원으로 일본(102만8,833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휴대폰 가격이 제일 저렴한 나라로 조사된 미국에서는 동일한 제품을 한국 판매가보다 35% 싼 73만6,650원에 판매했다.
갤럭시S3는 미국에서만 저렴한 게 아니었다. 유럽 지역 평균 판매가격은 87만4,980원, 아시아는 88만3,378원으로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가격에 비해 11만원 가까이 쌌다. 같은 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갤럭시노트(16G)의 가격은 93만3,900원으로 18개 국가 중 4위에 올랐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산 스마트폰은 국내에서 생산돼 운송 비용 등이 수출 때보다 절감되는데 오히려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해 비싸게 파는 행위는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스마트폰 외에도 와인과 생수ㆍ화장품ㆍ샴푸 등 생필품 55개 제품의 국제물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총 17개 제품(11개 품목)이 상위 5위 안에 포함되면서 다른 국가에 비해 생필품 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며 관세가 없어졌지만 미국산 와인인 릿츠 리톤 스프링 진판델은 11만3,000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렸다. 중국(9만7,490원)이나 이탈리아(7만8,170원)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팔리는 이 와인은 미국 현지에서 사면 2만8,000원만 내면 된다.
미국산 수입 분유인 네이처스원 베이비스 온니 오가닉도 우리나라에서는 3만2,000원에 팔리지만 미국에서는 1만4,700원으로 절반 가격에 판매된다.
이 밖에 상위 5위 안에 들은 제품은 로레알사의 '올레이(Olay) 토탈이펙트 크림' '리바이스 청바지 501 남성용' '일리 에스프레소 원두커피', 세탁세제 '퍼실', 비타민 'GNC 프리마-C 1000 90정' 등으로 조사됐다.
이번 가격 조사는 지난 7~8월 두 달간 미국ㆍ일본ㆍ영국 등에서 실시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