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봉황망 등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일 베이징 댜오위다오에서 열린 9ㆍ19공동성명 발표 10주년 북핵 세미나에서 “한반도는 전체적으로 안정국면을 유지해야 한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할 수 있는 새로운 행동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또 “6자회담 구성원들은 유엔헌장을 준수할 책임이 있고 유엔결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왕 부장의 이 같은 말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10일)을 맞아 새로운 장거리 로켓 발사와 추가 핵실험을 시사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사실상 북한의 도발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왕 부장이 ‘유엔결의’를 언급한 것은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중국도 국제사회의 새로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왕 부장은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며 “비핵화가 없다면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 평화는 실현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9ㆍ19공동성명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근본적인 방향’이라고 지적하며 당사국들이 9ㆍ19공동성명 10주년을 계기로 기존 합의사항들을 다시 이행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미국이 북한에 대화의 메시지를 던져 주목된다. 성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9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진정으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평양이든 다른 곳이든 장소는 중요치 않다”고 밝혔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김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에 초점을 맞출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언급은 미국이 장소와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탐색적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돼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고위당국자가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해 방북 형식의 북ㆍ미 대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탐색적 대화 없이 비핵화 협상인 6자회담을 조건 없이 재개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비핵화 목표에 대한 합의나 공통의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은 의미 있고 생산적지 않다”며 “북한이 6자회담의 목표인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 동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존 케리 국무장관의 북핵 위협을 끝내기 위해 경제제재만으로 부족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그는 “기존의 대북제재 이행을 강화하고 다른 한편으로 북한이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설득하는 두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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