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교문학상 대상에 김형미(51ㆍ사진) 시인의 '가까운 오지'가 선정됐다.
백교문학회는 효친(孝親) 사상을 함양하고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 따라 올해로 4년째 전국적으로 시와 수필을 공모해 시상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동광교회 목사이기도 한 여류시인 김형미씨는 15일 전화 통화에서 "아버지는 시 제목처럼 가깝지만 좀처럼 다가서기 힘든 오지 같은 존재였지만 저도 이제 나이가 드니 아버지 등의 무게가 어렴풋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정하지도 살갑지도 않으셨지만 말 없는 그 가슴속에서는 수많은 회오리 바람들이 늘 솟구치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새삼 부모가 되어 지내보니 알 것 같다"며 시를 쓰게 된 동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늘 무서운 분으로, 무뚝뚝하고 정이 없는 분으로만 알았는데 한 가정의 울타리를 책임지며 일생을 사는 것 그 자체가 자식을 위한 생이었다는 게 깨달아지자 가슴 끝이 아렸다"며 "이제 아버지는 안 계시지만 고단했을 아버지의 등을 한번 어루만져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시"라고 덧붙였다.
백교문학회는 우수상으로 이민화(47) 시인의 '사막과 꽃잎', 강지혜(43) 시인의 '달', 김순덕(60) 수필가의 '눈물겨운 나비꽃신', 이옥경(56) 수필가의 '물 흐르듯 내 마음도 흘러서' 등을 선정했다.
권혁승(81) 백교문학회 회장은 "날로 사라져가는 젊은이들의 효(孝) 사상을 함양하기 위해 4년 전 이 상을 제정했다"며 "효친 사상과 애향심이 깊은 문학작품에 상패와 상금을 시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지 사장과 한국일보 편집국장ㆍ고문 등을 역임한 원로 언론인으로 이달 개막된 전북 세계서예비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한 서예가이자 수필가이기도 하다.
백교문학상은 강릉 오죽헌에 있는 행다리(흰 다리)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권 회장은 5년 전 이곳에 사모정(思母停) 공원을 만들어 시에 기증했다. 그리고 이듬해 백교문학상을 제정, 매년 전국적으로 시와 수필을 공모해 예비심사ㆍ본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발ㆍ시상하고 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후란 '문화의 집 서울' 이사장은 "해가 갈수록 더 좋은 작품이 응모돼 기쁘다. 특히 이번 작품도 효친 사상이 깊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사모정을 효친 문학의 요람으로 뿌리내리게 하고 한국 효 사상 세계화의 발원지로 만들려고 한다"며 "현재 한국의 효 사상에 대한 책을 준비 중인데 영어로도 제작해 전 세계에 보급할 것"이라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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