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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안창호 가장 존경… 난 친일·반민족 아니다"

■ 文 후보자 별관 로비서 깜짝 회견

역사관 논란 적극 해명

"내게 왜 친일·반민족이라 하는지 정말 가슴이 아프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19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집무실을 나서며 자신의 역사관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문 후보자의 '깜짝 기자회견'은 로비에서 20여분이 넘게 진행됐다.

그는 "우리 현대 인물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은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라며 "과거 칼럼에서 안중근 의사에 대한 존경심을 여러 차례 밝혔으며 안중근 의사가 수감돼 있던 감옥에도 갔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자는 미리 준비해온 '코레아 우라(러시아어로 '대한민국 만세')'라는 자신의 칼럼을 증거로 제시했다. 지난 2009년 9월 쓰인 이 칼럼은 문 후보자가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100년을 맞아 직접 유적지를 돌아본 뒤 느낀 소회를 담고 있다. 그는 '그렇게 원하시던 국권은 회복되고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저희는 당신의 시신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부끄럽습니다'라고 적었다며 칼럼을 직접 낭독했다.

또 문 후보자는 과거 세종대에 출강하던 당시 '국가와 정체성'이라는 강의를 했다며 "당시 50명 정도 학생들이 수강했는데 여러분들이 오늘 저녁이라도 가서 자유롭게 취재해달라"고 강조했다.

역사관에 대한 해명을 마친 그는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는 따로 답을 하지 않고 차에 올랐다.



문 후보자는 이전까지와 달리 취재진에게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날 출근길에는 그를 만나기 위해 온종일 창성동 별관에서 기다리는 취재진을 위해 "오늘부터는 '나인 투 식스(오전9시 출근, 오후6시 퇴근)'를 정확히 지키려고 한다"고 미리 시간을 예고하는가 하면 "제가 온종일 공부한 것이나 자료 찾은 것 중 여러분(취재진)께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으면 꼭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퇴근길에도 "제가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이게 혹시 국민께서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문제가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그 점에 대해 정말로 송구스럽고 또 '국민 여러분과 언론인 여러분께 이해를 구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가 이처럼 친일·반민족 논란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소통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동의안 재검토 입장에도 불구하고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기도 하다. 명예가 실추될 대로 실추될 만큼 떠나더라도 최소한의 해명 기회는 얻고 싶다는 의사 표현을 한 셈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재가를 중앙아시아 순방에서 귀국하는 21일 이후로 미룬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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