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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툰 닥터 마하티르 모하메드


툰 닥터 마하티르 모하마드! 동아시아 기러기식 경제 성장이론의 종결자라 명명될 말레이시아 근대화의 아버지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수상과 함께 ASEAN의 맹주로서 깊은 족적을 남긴 인물이기도 하다. 리콴유 수상은 비록 아시아적 가치를 주창하며 미국중심적 사조에 일정 정도 반기를 들기는 했지만 대외적으로 친서방 정책을 펴며 강소국 싱가포르의 생존과 번영을 도모한 바 있다. 반면 마하티르 총리는 소위 EAEC(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제안하며 동아시아 그룹에서 미국 등 서방을 배제하려 했고 지금도 One Asia를 외치면서 미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다. 특히 그는 지난 1997년 아시아경제위기 당시 IMF 구제금융과 처방을 단호히 거부하고 마하티르식 처방으로 위기를 극복하여 뚝심을 과시했다. IMF가 강요하는 긴축재정 대신 금리인하와 고정환율로써 위기에 맞섰고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것인데 이는 김대중 정부가 선택한 IMF 위기 극복과 극명히 대비되며 학자들의 비교대상이 된 대표적 사례다. 김무성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나라당 대표단이 그의 자택을 방문했을 때 마하티르 총리 내외는 손수 구운 전통다과를 내놓으며 마음 넉넉한 촌부처럼 따뜻하게 우리를 맞아줬다. 그런데 막상 정치ㆍ경제ㆍ 외교 사안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자 인도인의 피를 물려받은 그의 다정다감한 두 눈이 어느새 카리스마 작열하는 정치가의 독수리눈으로 변신하며 독특한 소신과 철학이 빛을 발했다. 환경오염, 신 성장 동력, 외국직접투자, 대중국관계, 원자력 발전 전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그의 비전과 탁견은 경외감이 들 정도였다. 22년의 철권통치 후 '스스로' 드라마틱하게 권력을 내놓으며 "단 몇명의 국민이라도 나의 통치를 원하지 않는다면 물러가는 게 순리"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마하티르. 그의 행보가 우리 과거 정치에 많은 함의를 남긴다. 자국민들에게 한국을 배우라고 역설한다는 이국의 노정객을 면담하며 '소수의 국민이라도 원하면 권력을 기꺼이 내놓는' 정치적 용단에 존경심이 일었다. 한 동료의원이 "나도 22년간 권력을 잡은 후에는 그럴 수 있다"는 농담에 한바탕 웃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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