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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치 어느새 1000달러

지난해 말보다 80배 급등… "투기꾼 흥분이 버블 키워"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치가 사상 처음으로 단위당 1,000달러선을 돌파했다.

비트코인의 주요 거래소 중 하나인 일본 도쿄의 마운트곡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치는 28일 새벽1시40분께 역대 최고인 1,073달러(약 114만원)를 찍었으며 오전8시 기준 1,0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13.27달러)에 비하면 무려 80배나 상승한 셈이다. 이날 한국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빗'에서의 거래가도 124만5,000원까지 올랐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3개월 전만 해도 100달러 언저리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온라인 이용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격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적법한 통화'로 인정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면서 최근 한달 사이에만도 5배나 뛰었다.

비트코인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버블 논란도 만만치 않다. 비트코인이 실제 거래에서 기존 화폐를 대신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기꾼 혹은 대안화폐를 열망하는 이용자들의 비이성적 흥분이 버블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바스티엔 갤리 소시에테제네랄 환율전략가는 "양적완화가 조성한 풍부한 유동성과 비트코인이라는 희소한 자산의 존재는 단기간에 치솟았다 한번에 붕괴하는 버블을 만드는 완벽한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가 창안한 비트코인은 물리적 실체 없이 디지털 부호로만 존재한다. 정부나 특정 기관의 통제가 없고 '마이너(miner)'로 불리는 프로그래머들이 미리 짜인 알고리듬 계산에 성공할 때마다 일정량이 시장에 공급된다. 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되고 송금수수료도 낮아 대안화폐로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8일(현지시간) 연방의회 청문회에 보낸 편지에서 "돈세탁과 범죄에 이용될 위험이 있지만 비트코인은 장기적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다"며 합법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해 비트코인의 인기에 불을 지폈다.

오히려 돈세탁과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비트코인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비트코인이 청부살인 및 마약 밀거래 사이트인 실크로드에서 유일한 거래수단으로 쓰이는 실태를 처음 보도한 미 언론인 에이드리언 첸은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비트코인의 악용실태가 보도되면서 존재가 널리 알려졌다"며 "의회가 비트코인을 돈세탁 수단이라고 규정하자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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