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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그룹 창업주인 우경(宇耕) 전락원 회장이 3일 오전3시30분께 서울아산병원에서 지병인 전립선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유족으로는 전필립 파라다이스 부회장, 원미ㆍ지혜가 있다. 고인은 지난 5월 미국에서 귀국한 후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운구는 오는 6일(토) 오전7시30분 발인, 오전9시 고인이 생전 이사장으로 재임했던 경기도 의왕시 계원조형예술대 우경예술관에서 영결식을 마친 뒤 장지인 경기도 광주 선영으로 향할 예정이다. 고인은 72년 그룹의 모태가 된 ㈜파라다이스를 창업한 뒤 호텔사업ㆍ카지노ㆍ유통ㆍ제조ㆍ건설ㆍ엔터테인먼트 등 현재 11개 법인 15개 사업장의 우량중견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72년 제주에 파라다이스호텔을 세운 데 이어 아프리카 케냐, 부산, 도고, 인천 등에도 설립해 토종 브랜드 ‘파라다이스호텔’ 체인이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68년에는 국내 최고의 외국인 카지노인 워커힐카지노 등을 설립해 한국에 카지노 산업을 정착시켜 한국 관광산업발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96년에는 슬롯머신 업체를 둘러싼 비자금 문제가 계기가 돼 한때 법정 구속되는 인생의 굴곡을 경험하기도 했다. 70년대 후반 스키협회장으로 한국 스포츠의 저변 확대에 기여했던 전 회장은 88년 서울올림픽 유치 과정과 2002년 월드컵 유치를 앞두고 아프리카 표를 획득하는 데 막후에서 큰 공을 세워 정부로부터 ‘사회발전 유공훈장’을 받기도 했다. 2002년에는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파라다이스를 코스닥시장에 등록시켰으며 이후 뛰어난 실적과 투명경영으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뿐 아니라 외국 투자가들로부터 호평받아왔다. 전 회장은 기업의 사회공헌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 결과 2000년 3월 국세청으로부터 ‘모범납세법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94년에는 장애아동에 관련된 전반적인 교육ㆍ치료ㆍ복지향상을 목표로 특성화된 연구와 지원사업을 펼치는 파라다이스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국내 공익재단 중에서도 분명한 지향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화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고인은 동서문학을 통해 문인들에게 순수문학의 장을 제공했고 예술에 재능 있는 인재발굴을 위해 계원예술고등학교와 계원조형예술대학을 설립하는 등 육영사업에 힘썼다. 2002년까지 파라다이스의 지분 32%를 보유했던 전 회장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 6월부터 장남인 전필립 부회장과 친인척, 파라다이스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파라다이스부산에 지속적으로 지분을 증여, 2세 경영체제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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