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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한 김경희

김국태 장의위원 명단에 여섯번째로 이름 올라

지재룡

장성택의 처형에도 불구, 부인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위상은 건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택의 최측근인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 또한 자리를 지키고 있어 장성택 인맥에 대한 숙청 정국이 다소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희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4일 공개한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의 장례식 거행을 위한 국가장의위원 명단에 여섯 번째로 이름을 올리며 일각에서 제기된 신변 이상설을 불식시켰다.

명단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에 이어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세 번째로 거명됐으며 리영길 군 총참모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이 뒤를 이었다.

김경희는 남편인 장성택이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처형됨에 따라 위상에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김경희의 행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힌 것 또한 이 같은 김경희 신변 이상설을 확대시켰다.

하지만 김경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이자 김정은 체제의 정당성을 지지해주는 '백두혈통'이라는 것 때문에 자리를 보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이 하늘에서는 수령의 피가 아닌 다른 피를 가진 인간은 숨 쉴 공기도 없고 설 땅도 없다"고 강조하며 김씨 일가를 중심으로 세력을 재편해나갈 뜻을 암시하기도 했다.



8일 장성택의 죄상을 공개할 때 여자 문제를 집중 추궁하며 김경희와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킨 것 또한 김경희가 자리를 보존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김경희는 오는 17일 진행될 김정은 2주기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성택의 인맥인 지재룡 또한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13일 진행된 재중 항일혁명 투사와 가족들의 회고모임에 지재룡이 참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지재룡이 대중 외교의 중요성 때문에 자리를 보전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주중대사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망명설이 제기된 로두철 부총리는 물론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리영수 당 부장,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 장성택과 관련 인맥들이 대거 장의위원에 포함돼 숙청 정국을 피해갔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아무리 왕조와 같은 구조라도 고모부를 처형한 데 이어 자신의 친고모까지 숙청 대상에 넣을 경우 민심의 심한 이반이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김정일이 김경희를 누구보다 아꼈던 사실을 감안하면 제아무리 김정은이라도 김경희를 어찌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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