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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두 일본 가전공룡

실적 서프라이즈… 바닥 다진 파나소닉

PC사업까지 매각… 끝모르는 추락 소니

파나소닉, 車·주택설비 주력 개혁 성과 3년만에 1000억엔 흑자 전망

소니, TV·카메라 등 가전 부진 여전… 올해도 적자에 머물 가능성

쓰가 가즈오 파나소닉 CEO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


나락으로 떨어진 일본 가전업계의 두 대표주자 파나소닉과 소니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최악의 적자경영에 빠졌던 두 회사는 지난 2012년 회생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나란히 50대의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선임, 혹독한 구조조정과 개혁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새 선장이 키를 잡은 지 2년이 돼가는 지금 서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한 파나소닉과 달리 소니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 소니가 개인용컴퓨터(PC) 사업을 국내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스에 매각하기 위해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창때는 연간 870만대를 출하했던 소니의 '바이오(VAIO)' 브랜드 PC사업은 2013회계연도(2013.4~2014.3월)에 출하량이 580만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4월 취임한 히라이 가즈오 CEO는 경쟁력이 약화된 TV와 PC 등 부진한 사업 부문의 비용절감을 위한 1만명 감원을 발표하면서 이들 사업의 부진을 메워줄 성장 부문으로 스마트폰과 게임기·화상센서 등 3개 분야를 지목했다. PC사업 매각은 히라이 CEO가 추진하는 구조개혁의 핵심 현안 중 하나인 셈이다.

그러나 매각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소니의 가시밭길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소니의 대표적 적자 부문인 TV사업은 지난 연도에 696억엔의 적자를 이어갔으며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는 올 회계연도에도 적자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TV뿐 아니라 디지털카메라 등 가전사업 전반도 예상을 밑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게다가 PC사업 매각으로 올 회계연도 실적은 1년 만에 적자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문은 당초 300억엔 흑자가 예상됐으나 사업매각에 따른 재고와 설비 관련 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는 소니와 달리 몰락했던 가전 '공룡' 파나소닉의 경영은 바닥을 친 기색이 역력하다. 히라이 CEO보다 두달가량 늦게 2012년 6월 취임한 쓰가 가즈오 CEO는 수천억엔대의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통 주력사업이던 가전에서 주택설비나 전기설비 등 주택사업 분야와 자동차 제어부품 등 자동차 관련사업으로 경영의 중심축을 바꾸는 대대적인 개혁을 선언, 플라즈마TV 사업 철수와 반도체 사업 분사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계획에 따르면 자동차와 전력·주택 관련 사업 등 성장 분야의 매출은 오는 2018년 가전매출 합계의 두 배에 달하는 2조엔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대대적인 개혁의 성과는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4일 파나소닉은 지난해 4~12월에 2,430억엔의 흑자를 기록해 같은 기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실적으로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차량기기와 주택설비 등이 호조를 보인데다 인건비 삭감 등 그동안의 구조조정이 효과를 낸 것이다. 파나소닉은 2013회계연도에 1,000억엔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이 호전되면서 채용도 점차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나소닉은 올봄까지 350명 수준으로 대폭 줄였던 봄 신규 채용 인력 규모를 내년에는 700명으로 두배가량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제 막 부활의 몸짓을 시작한 파나소닉이 회생을 자신하기는 이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나소닉의 성공은 개인소비자들을 겨냥한 하드웨어 제품에서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두고 차량과 주택·항공 등을 연계하는 기술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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