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지낸 이력을 가진 경제원로다. 이날 발언은 평소의 소회를 작심하고 털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발언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 역시 현 정부뿐 아니라 정권교체기마다 '기업 하는 사람들을 정권과 정치로 연계해 단죄하는 관행'이 계속돼왔기 때문일 것이다. 먼지떨이 식으로 진행된 검찰의 '기업 잡는 수사'에 문제가 있다는 시중의 여론을 김 회장이 대변한 셈이다. 기업의 각종 활동이나 기업인의 진퇴 문제를 정권과 연계하는 접근법이야말로 기업과 기업인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라는 김 회장의 지적도 정곡을 찌르는 대목이다.
검찰의 기업 사정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3월 이완구 당시 총리가 부패척결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포스코건설 압수수색이 있었지만 5개월째 검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더군다나 별다른 결말이나 성과조차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민영진 KT&G 사장, 아모레퍼시픽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등 전방위적인 기업 압박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검찰의 무리한 기업 수사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특유의 기업 사정이 시작될 때마다 국제신용평가사들마다 해당 기업의 신용도를 하향하는데다 해외 조달 입찰과정 등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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