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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 "부자들 풍자·조롱 아닌 삶의 고결함 그린 영화"
입력2010-05-11 16:34:29
수정
2010.05.11 16:34:29
'하녀'
임상수 감독은 눈썹도 함께 말하는 것 같았다. 강조하고 싶은 얘기를 할 땐 더 요동치는 임 감독의 눈썹에는 야망이 꿈틀대는 듯했다.
12일 열리는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하녀'는 지금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작품이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리메이크한 작품, 전도연의 연기, 노출신 등 '하녀'는 많은 부분에서 화제를 몰고 다닌다.
칸으로 떠나기 전인 10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 감독은 "칸 영화제 본선 진출만으로 난 이미 승리자"라고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나중엔 나도 무시할 수 없는 칸의 단골 멤버가 될 것"이라는 야망까지 숨기진 않았다.
시사회로 '하녀'가 공개된 후 많은 분석기사가 쏟아졌다. '하녀'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오해하고 있는 게 무엇이냐고 묻자 "내가 부자들을 풍자했고, 경멸했고, 조롱했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저는 부자든 가난하든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보다 왠지 자유롭지 못하고 자신의 고결함에 대해 잊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에서 얘기하고 싶었던 건 신분 고하를 떠나 자기 영혼의 고결함을 지키며 살자는 겁니다" 임 감독은 전도연이 연기한 '하녀' 역의 '은이'가 그 고결함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은이는 꼬인 마음 없이 사는 게 고결하다. 늙은 하녀는 자기 직업을 굴욕적으로 생각하지만 은이는 그 일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은이'를 연기한 배우 전도연에 대해 "전도연의 연기는 감독이 끌어낼 필요도 없이 철철 넘쳐 흐르고 있었다"고 칭찬했다.
임 감독은 "2년간 준비해온 프랑스 합작 프로젝트가 제작사와의 문제로 정체됐는데 '하녀'를 계기로 다시 힘을 얻을 것 같다"며 "프로젝트가 아니라 '하녀'에서 연기한 남편 이정재의 바깥 생활을 그린 영화를 차기작으로 만들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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