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정치권은 법인세를 올리자고 아우성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015년 예산안 심사방안'에서 법인세율을 2~3%포인트 올릴 것을 주장했다. 2008년 법인세율 인하 이전 수준으로 돌리면 한해 9조원가량 세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야당의 판단인 듯하다. 이런 생각을 거드는 여당 의원도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은 "고통분담과 세수확보 차원에서 3~4년간 한시적으로라도 최고구간 법인세를 1~2%포인트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인세 상향 조정이 세수확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법인세율을 올리면 투자와 일자리 축소에 따른 실적악화를 유발해 되레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더 크다.
재정건전성 확보와 복지확충을 위해 세수를 늘리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법인세만큼은 성장지향의 관점에서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 아일랜드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거센 압력에도 불구하고 유럽 최저 수준인 12.5%의 법인세율을 고집하는 것 또한 국가 경제의 성장을 중심에 둔 판단임을 알아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