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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마스터스토너먼트 개막을 이틀 앞둔 이곳 오거스타 8일 오후1시30분(이하 현지시간). 족히 20분은 될 시간동안 드라이빙레인지 가는 길에 길게 늘어선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ㆍ신한은행)가 연습타석에 섰다. 노란 셔츠에 검은색 스웨터를 겹쳐 입은 그는 웨지부터 연습 샷을 날리기 시작했다. 롱아이언, 우드, 드라이버 순으로 잡고 연습장 내 6개의 방향과 거리가 각기 다른 핀을 돌아가며 공략했다. 간혹 스윙 코치인 호주 출신 스티브의 조언으로 바람개비 연습기구를 휘두르기도 하고 롱아이언 연습 때는 왼발을 뒤로 빼고 빈 스윙으로 스윙궤도가 일정한지 체크하기도 했다. 6개월 전부터 함께 했다는 트레이너 신용하씨는 휴스턴오픈을 마치고 곧바로 와 몸이 다소 무겁기 때문에 “허리를 푸느라고 평소보다 연습 볼을 좀더 쳤다”고 했다. 쇼트게임 연습장에 들러 어프로치와 벙커 샷 연습을 잠시 하던 최경주는 2시40분 1번홀부터 동반자 없이 연습라운드에 들어갔다. 첫 홀에서는 드라이버 샷을 2개 쳤다. 하나는 왼쪽 러프에, 또 하나는 페어웨이 한가운데 떨어졌다. 세컨드 샷 연습은 페어웨이에서 3개 했다. 매 홀 그렇게 풀 샷 연습은 드라이버 1~2개, 세컨드 샷 2~3개 정도였다. 그러나 그린 주변 쇼트게임 연습은 적어도 10개쯤은 하는 듯했다. 그린 여기저기, 벙커도 이곳저곳을 다니며 꼼꼼하게 샷을 했다. 이날 꽂힌 핀을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티로 때로는 물병으로 표시한 곳을 노렸다. 핀 위치를 예상해 연습을 한 것이다. 라운드 중간중간 “GO KJ(힘내라 최경주)”를 외치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사진 찍자고 손짓하는 교민 팬들 옆에 서서 웃기도 하면서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던 그가 파3인 6번홀에서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첫 티 샷을 핀 3m 정도에 떨어뜨린 뒤 2차례 연속 러프에 볼을 떨구자 뒤에 있던 갤러리가 ‘하나 더(One more)’를 외쳤고 잠시 망설이는 듯하던 최경주가 다시 티 샷을 날려 핀 1m에 볼을 붙인 것. 최경주를 향한 환호성이 잦아들자 바로 아래쪽 역시 파3인 16번홀에서는 마스터스 특유의 연습라운드 이벤트인 ‘물수제비’ 때문에 터져 나온 환호성이 코스 곳곳에 울렸다. 그린 앞쪽이 모두 연못인 16번홀에서는 선수들이 티 샷을 한 뒤 물 앞까지 나와 롱아이언 샷으로 물 수제비를 뜬다. 짐 퓨릭의 볼이 연못을 뛰어가듯 건너 그린에 올라가자 갤러리들의 갈채가 하늘을 찔렀다. 그새 최경주는 7번홀 티 샷을 날리고 걸어가고 있었다. 8번홀부터 힘이 드는지 풀 스윙은 한번씩만 하며 그린 주변 샷에만 신경을 쓰던 그는 9홀을 마친 뒤 다시 드라이빙레인지로 가서 약 15분 정도 이날 플레이를 정리하듯 연습 샷을 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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