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 정부, 대북 수해지원 의지 있었나

실패의 경험에서 배움을 얻는다고 했다. 하지만 통일부가 이번에 대북 수해지원을 두고 벌인 행동은 지난해 경험에서 깨달은 게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그만큼 비판도 커진다.

지난해 우리 정부의 대북 수해지원은 지원 품목의 차이로 결렬됐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수해 피해에 대해 밀가루와 초코파이 등을 지원하겠다고 제시했으나 북한은 '통 큰 지원'을 요구하며 거부했다. 북측이 바란 품목은 쌀과 시멘트, 중장비 등 이었다.

올해도 쌀과 시멘트 등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수해지원이 성사되지 않을 거라 정부도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빠졌다. 정부는 지난해처럼 밀가루를 제시했고 추가된 것은 라면 정도다. 야당 의원들이 "북한의 의사와 무관한 일방적 생색내기용 수해지원"이라 해도 할 말이 없다.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정부가 과연 의지가 있었나 의심을 사기 딱 좋다. 통일부 측은 북한에 수해지원을 제의한 게 알려진 직후부터 지원 받는 쪽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어떤 것이 북한에 필요하며 조달 가능한지를 내부적으로 협의 후 정하겠다고도 했다.



결국 북한은 남측의 지원을 거부하며 "환멸을 느꼈다. 진심으로 지원하려는 마음이 꼬물만치도(조금도) 없었다"는 비난이나 들었다.

이번에 정부는 북한에 무엇을 지원할지 공개하지 않았다. 뭘 보낼지 알려질 경우 수해지원의 의지가 없다고 여론의 비판을 받는 것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대북 수해지원이 이명박 정부 말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수해지원 무산과 함께 이산가족 상봉 및 당국자 간 대화 등 얼마 남지 않은 현 정부 임기 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도 사라졌다. 이번 대북 수해지원을 두고 벌어진 해프닝은 결국 정부의 생색내기였던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