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6.1%(연율 기준)를 기록해 미국 경제가 여전히 전후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한 4%대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6.3%를 보였던 지난해 4ㆍ4분기까지 포함한 반기 기준으로는 50년 내 최악의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수출 급락 등의 여파로 지난 1ㆍ4분기 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6.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이날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전세계 수요 감소로 수출 급감이 예상되면서 올해 성장률이 -6%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독일 경제가 밝힌 6% 성장률 위축 전망은 지금까지 나온 주요 선진국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나쁜 수치다. 미국 경제는 하지만 이날 분기 발표에서 개인 소비가 2.2% 증가하며 2년 내 최고치를 기록해 하반기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의 3분의2가 소비로 구성되는데 이들 가계 지출이 살아날 경우 빠른 속도로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 재고가 지난 분기 38% 감소하며 지난 1980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한 것도 경기 사이클상 바닥에 근접한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급감하고 있고 미국 정부가 올 초에 쏟아부은 수천억달러의 경기부양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섣부르게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없다는 분석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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