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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5월 22일] 캘리포니아 몽상

파이낸셜타임스 5월 21일자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분수에 넘치는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예산적자 감소를 위해 상정한 주민발의안들이 지난 19일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 경기침체로 인해 재정상태가 엉망인 나라들이 겪을 어려움을 미리 예고한 사건이다. 캘리포니아의 어려움은 미국과 영국 정부가 어떤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적자지출이 불가피하나 재정적자가 엄청나면 시장에서 더 이상 주 채권이 팔리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 지출을 줄여야 한다. 미국 모든 주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 채권이 가장 신용도가 낮다. 어떻게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캘리포니아는 사람들에게 실제보다 더 부자인 듯한 착각을 하게 한 닷컴 버블과 주택 거품의 혜택을 입었다. 이런 착각은 공공지출을 증가시켜 600억달러 미만이던 지출 규모가 10년 동안 1,000억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 정부 수입이 고꾸라져 좋은 시절의 공공지출 규모를 유지하기에는 더 이상 자금이 없다. 올해 2월 주 의회의원들이 막판 타협을 이루기 전 2009~2010년 재정적자는 4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캘리포니아 재정적자의 근본 원인은 정치에 있다. 자기 당파에 유리한 선거구 개정으로 공적자금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주장이 커졌다. 압도적 다수가 세금인상을 제한해 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졌다. 정치인에 대한 주민들의 통제력 행사를 목적으로 하는 주민발의안은 정책입안에 해를 끼치고 있다. ‘통제 불가’라는 캘리포니아의 평판은 부당한 것이 아니다. 안건들의 일부 내용은 지출을 통제하고 일시적인 세금 인상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내용은 단순히 재정지출을 미래에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번 발의안은 구조적인 예산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의 책임은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에게도 일부 있다. 그는 임기 초반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개혁을 추진하라는 임무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물론 더 많은 책임은 주지사가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실패한 비타협적인 특수 이익집단들에 있다. 가장 큰 책임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있다. 캘리포니아의 직접민주주의는 주민들에게 영향력과 함께 책임감도 부여했다. 주민들은 주 의원들의 급여 인상을 금지하는 법안에만 찬성했을 뿐이다. 주민들이 만약 스스로 재정 긴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여긴다면 이는 몽상일 뿐이다. 몽상에서 깨어났을 때 그것은 악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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