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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게임 규제' 업계는 노력 안 하나


지난 4월24일 헌법재판소가 온라인 게임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직후 기자와 통화를 한 게임 업계 관계자의 첫 반응은 "힘이 빠진다"였다. '그럴 줄 알았다'는 냉소를 날리는 업계 종사자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헌재 결정 이후 여러 게임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며 그들이 느끼는 허탈감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이제 게임 중독법도 쉽게 국회를 통과할 것 같다'부터 '게임 규제법 논의가 줄줄이 기다리는데, 게임 산업이 망해야 생각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까지. 종합하면 상황은 '정부의 규제 일변도에 신음하는 게임 산업'으로 요약됐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됐다. 셧다운제로 매출에 큰 타격을 보는 게임사를 제외하고, 성인용 게임에 주력하는 게임사나 셧다운제 유예기간에 있는 모바일 게임사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자기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이해관계에 따라 게임사들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각자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대응한다는 것이다. 업계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 탓, 규제 탓만 한다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게임 업계의 미진한 노력은 또 있다. 게임에 씌워진 중독 이미지를 벗어내려는 노력이다. 업계가 게임 중독법에 반대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게임=중독'이라는 도식 때문이다. '게임 중독으로 고통 받는 사람, 특히 청소년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는 것이 게임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렇다면 중독 치료에 지원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테다. 그러나 게임 과몰입 방지와 중독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게임문화재단에 게임사들이 내는 기부금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1년 50억원이던 기부출연금은 다음해인 2012년에는 25억원, 지난해에는 5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게임사 매출 사정이 안 좋고 자체적인 게임 중독 방지·치료 노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낮은 수치다.

게임 규제는 분명 과도하다. 게임을 중독 물질로 곧바로 상응시키는 법안은 폭력적이다. 그러나 게임 업계가 문제의 원인을 정부와 규제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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