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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빙판길 낙상, 고관절 골절되면 치명적


겨울이면 눈길이나 빙판에 미끄러지는 낙상사고로 큰 부상을 입는 사람이 많다. 빙판 낙상사고는 운동신경이 살아있는 젊은 사람도 큰 부상을 당할 정도로 위험성이 크고 노인들은 두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12월 낙상으로 인한 119응급환자 중 60대 이상이 절반을 웃돌 정도로 노인들은 낙상으로 심각한 위험에 빠지기 쉽다.

노인들은 반사신경도 늦고 근육과 뼈 조직도 약해 넘어지면서 입는 부상의 정도가 크다. 만약 낙상으로 척추를 다칠 경우 척추압박골절이나 허리디스크가 생길 수 있고, 관절을 다치면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 및 파열돼 사지를 움직이기 힘들게 된다. 특히 낙상으로 고관절(엉덩이관절)에 골절이 생기면 더욱 치명적이여서 주의해야 한다.

바른본병원 안형권 병원장은 “겨울철이면 낙상으로 고관절을 다쳐 병원에 오는 노인들이 많다”며 “대부분 넘어져서 생긴 부상이고 심각한 고관절 골절은 자칫 치료 후에도 절반 이상이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고관절골절에도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처럼 골든타임이란 게 존재한다. 골절 후 7~8시간 이내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관절 부위가 썩는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제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고관절은 골반과 넓적다리를 이어주는 관절로 걷고 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절이다. 견고하고 안정적인 관절이지만 퇴행이나 부상 등으로 손상,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주요 고관절질환으로는 무혈성대퇴골괴사증, 퇴행성고관절염, 외상성 골절이 있다. 이 중 무혈성대퇴골괴사증은 골반과 맞닿는 넓적다리 뼈 머리 부분(대퇴골두)에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면서 대퇴골두가 썩어 들어가는 병이다. 무혈성대퇴골괴사증은 퇴행으로 인한 질환과 달리 음주와 약물복용, 외상이 주요 원인이다.

고관절골절은 합병증으로 대퇴골괴사증을 유발하거나 색전증·감염 등을 초래해 환자가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고관절골절 치료는 골절이 경미한 경우 상대적으로 간단한 교정수술 또는 보조기 착용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분쇄골절 등 뼈가 심하게 손상된 경우 인공관절치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인공관절치환술은 손상된 대퇴골두와 접하는 관절부위를 특수 소재 인공관절로 바꿔 관절이 정상적인 역할을 하도록 해주는 수술이다.

안형권 병원장은 “고관절 골절로 심한 통증과 함께 관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인공관절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거의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법은 전방접근법과 후방접근법이 있다. 후방접근법은 상대적으로 수술이 용이하지만 근육을 상당부분 절개한 후 다시 봉합하기 때문에 자칫 탈구 위험이 높은 편이다. 전방접근법은 상대적으로 어렵고 충분한 노하우와 경험이 요구되는 수술 방법이지만 탈구 위험이 현저히 적고 최소절개로 수술하기 때문에 회복이 빨라 수술 바로 다음 날부터 보행이 가능하다. 바른본병원에서는 전방접근법 위주로 수술하고 있다.

노인들이 고관절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전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는 게 좋다. 보행이 둔해질 정도로 무겁고 두꺼운 옷을 입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미끄러운 길을 걸을 때는 좁은 보폭으로 천천히 보행하되 주머니에 손 넣고 걸어서는 안 된다.

낙상으로 인한 골절상은 실내에서도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노인이 거주하는 집에서는 침실이나 화장실에 적당한 조명을 켜 두어 바닥에 놓인 물건 등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화장실 바닥에는 물기를 없애도록 하고, 벽면에는 손잡이 역할을 하는 봉을 설치하는 게 도움이 된다. 만약 관절이나 뼈가 약한 노인들이라면 평소에 스트레칭이나 근력 운동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 무혈성대퇴골두괴사증을 예방하려면 음주를 절제하고 부신피질호르몬제제의 과다한 사용을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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