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지성 리처드 세넷이 신작 '투게더'를 내놓았다.
사람들이 거리, 학교, 일터, 지역, 정치, 온라인에서 어떻게 협력하고 대화할 수 있는지 탐구한 책이다.
책은 공교롭게도 우리가 당면한 현실과 맞아 떨어진다.'이태백''88만원 세대'는 장기침체와 승자독식 경쟁체제로 30대가 되어서도 취업과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일해도 아니 일할수록 가난해지는 '워킹푸어', 겉보기에는 번듯하지만 빚에 허덕이는 중산층 '하우스푸어'가 '서민' 대다수를 지칭하는 용어로 대두되었다. 또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인구 고령화율과 더불어 가장 빠른 노인 빈곤화율을 보이고 있다는 통계는 피할 수 없는 비참함으로 두렵게 한다.
지난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건 간에 '우리'는 오늘과 내일이 불안하다.
이런 우리의 현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세넷은 '우리'와 '너희'라는 대립에 주목한다.
그렇다면 너무도 다른 '우리'와 '너희' 사이의 차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세넷은 "오히려 이 차이에서 '함께'를 시작하자"고 말한다.
중세의 길드에서 근대의 작업장, 현대의 구글까지 협력의 변화를 탐사하는 세넷은"'함께하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한다.
세넷의 '대화적 글쓰기'는 섬세하고 찬란하다. 세넷이 직접 대상으로 삼은, '물음을 제대로 던지는''지적인 일반 독자'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하기에 손색이 없는 책이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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