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새라 페일린(44) 알래스카 주지사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그의 패션이 미국 전역에 열풍처럼 유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페일린 후보가 신는 너티멍키의 9cm짜리 빨강색 하이힐은 며칠새 수천 개가 팔렸다. 너티멍키의 제이 랜다와 브랜드디렉터는 "아마존닷컴의 구두쇼핑몰인 엔들리스닷컴에서 이 구두의 판매가 50%나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구두는 애초에 클럽에 놀러 가는 20대 중반 여성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40대 중반의 정치인이 신고 나와 유행하는 게 놀랍다"고 덧붙였다. 페일린 후보가 쓰고 다니는 일본제 무테 안경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본 안경회사인 마쓰나가의 가즈오 가와사키가 디자인한 이 안경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페일린이 쓰고 등장한 이후 판매량이 네 배나 급증했다. 마스나가 안경의 미국 지역 판매업체인 이탤리 옵틱스의 에이미 한 부사장은 "공급물량을 맞추느라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일린 안경'은 미국에서 개당 375달러에 팔리고 있다. WSJ는 이밖에 미국의 온라인쇼핑몰에 페일린 후보의 머리모양을 본뜬 가발도 판매중이라고 전했다. 가발 전문 쇼핑사이트인 '위그살롱닷컴'의 조 아로니스티 대표는 "지난주에 페일린 가발이 25개 팔렸다"고 밝혔다. 또 미국 블로거들은 페일린이 어느 브랜드의 립스틱을 쓰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등, 페일린의 패션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의류업체 관계자들은 "재클린 케네디 등 정치계의 여성들이 패션분야에서 유행을 이끄는 건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아무래도 전 미인대회 우승자다보니 파급력이 더 크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페일린 후보는 지난 1984년 '미스 와실라'로 뽑힌 적이 있다. 이 같은 '페일린 따라잡기 열풍' 덕분에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의 지지율도 덩달아 상승추세다. 지난 13일 AP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매케인 후보는 48%의 지지율을 기록, 44%에 그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를 4%포인트 앞섰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이 오바마 후보의 지원유세에 가세하며 페일린 열풍을 잠재우는 데 고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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