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를 기치로 내건 한국 축구가 오는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2015년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올해는 지난해 월드컵처럼 메가 이벤트는 없지만 이달 2015 호주 아시안컵이 있고 6월부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이 시작돼 여전히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4일 오후6시(한국시각)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릴 사우디전은 슈틸리케호의 새해 첫 A매치.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조 꼴찌로 잃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첫 경기부터 승리가 필요하다. 동시에 9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기 위한 전략도 마무리해야 하는 한판이다.
지난 1960년 우승 이후 55년 만에 아시아 맹주를 되찾으려는 한국처럼 사우디도 중동 맹주 탈환을 벼르고 있다. 1994 미국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를 정도로 전통의 아시아 강호였던 사우디는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본선에도 나가지 못했다. 아시안컵 3회 우승을 자랑하지만 2011 카타르 대회 때는 3전3패로 조별리그에서 짐을 쌌다. 이 사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02위(한국은 69위)까지 떨어졌다. 사우디는 그러나 지난달 초 감독 해임 후 신임 사령탑으로 아우렐리안 코스민 올러로이우(루마니아)를 선임하고 옛 영광 재현에 나섰다. 올러로이우 감독은 1997~2000년 '올리'라는 이름으로 K리그 수원 삼성에서 수비수로 뛴 경험이 있다. 한국과 사우디의 역대 전적은 4승7무5패로 한국의 열세. 최근 3경기에서는 한국이 1승2무를 거뒀다. 사우디는 '가상 오만'이자 '가상 쿠웨이트'다. 아시안컵에서 A조에 속한 슈틸리케호는 10일 오만, 13일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른 뒤 17일 개최국 호주와 마지막 3차전에서 만난다.
사우디전 관전 포인트는 역시 공격진이다. 이동국과 김신욱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고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부진해 발탁되지 못했다. 이근호(엘자이시)와 조영철(카타르SC)·이정협(상주 상무)으로 짜인 공격진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도 있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조영철과 이정협이 '깜짝' 활약할 수도 있겠지만 지난해 월드컵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이근호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태극마크를 단 지도 벌써 9년째다. 이근호는 공격진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2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결과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A매치 70경기에 출전해 19골을 넣은 이근호는 그중 11골을 중동 국가를 상대로 터뜨린 '중동 킬러'다. 이근호 등 공격진이 사우디전에서 확신을 주지 못할 경우 왼쪽 공격수 손흥민(레버쿠젠)을 원톱으로 올리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의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내용과 결과 중 하나라도 좋지 않으면 상당히 많은 고민을 안고 대회에 들어가게 된다.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을 기회인 만큼 평가전이지만 진지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비수 차두리(FC서울)와 골키퍼 정성룡(수원 삼성)은 가벼운 부상으로 사우디전 출전이 어려워 보이고 소속팀 일정 탓에 경기 당일에야 합류하는 기성용(스완지시티)도 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