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도 미국 가기 전에는 하루에 담배를 세 갑씩 피웠습니다. 담배를 끊고 보니 안 피우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겠습디다."
지난해 '휴대폰 소음 없는 대회'를 열어 화제를 모았던 최경주(42ㆍSK텔레콤)가 올해는 '담배 없는 대회'를 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승을 자랑하는 최경주가 27일 경기도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에서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 대회(10월4~7일ㆍ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갤러리들이 입장 전 담배와 라이터를 맡기고 가면 선물을 주는 식으로 금연을 유도하고자 한다"며 "절대로 강요는 아니다. 선수들과 다른 갤러리들에 대한 배려를 위함"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지난해 1회 대회에서는 휴대폰을 맡기고 관전하도록 해 많은 갤러리들의 동참을 이끌어냈고 올해는 휴대폰과 함께 담배 없는 대회를 만들 계획이다. 그는 "지난 2003년 마스터스 대회에 나갔더니 갤러리 4만여명 중에 담배 피우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 나는 담배를 끊은 지 12년이 넘었는데 안 피우는 사람들한테는 담배 연기가 얼마나 불쾌한지 알겠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선수와 다른 갤러리들에 대한 이런 배려가 곧 존중이고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며 "최경주 대회는 뭔가 다르다는 전통도 생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려를 기본으로 한 그의 갤러리 문화 선도는 2015년 열릴 예절인 프레지던츠컵(미국-세계연합 남자프로골프 대항전)을 대비하는 계획이기도 하다.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프레지던츠컵을 유치했고 해슬리 나인브릿지는 대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경주는 "일본도 유치하지 못한 대회를 한국에서 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그런데 대회장이 휴대폰 카메라 셔터음 등으로 소란스럽다면 말이 되겠는가.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하고 이번 대회의 시도도 그런 맥락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우승했던 최경주는 올 시즌 PGA 투어에서 우승 없이 톱10 두 차례 진입으로 부진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 톱10에 여덟 차례 들었던 지난해 성적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최경주는 "7승에서 8승으로 가는 데에 3년 반이 걸렸다. 올해는 스스로가 약간 급했던 모양"이라며 "집착을 내려놓고 처음 미국에 가서 고독을 이겨냈던 기분으로 돌아간다면 내년에는 꼭 승수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앞으로 5년 이상은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