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만주의 콩 산업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수입산에 밀리면서 콩의 재배 면적이 급감하고 있고 가공업체들도 도산 위기에 몰렸다.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4일 중국의 대표적인 콩 가공기지인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콩 가공업체 가운데 80%가 원료인 콩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헤이룽장성 대두(大豆)협회는 중국의 콩 주산지인 만주(동북3성)과 네이멍구(內蒙古)의 콩 재배면적이 해마다 감소, 물량 확보를 못 한 가공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협회에 따르면 헤이룽장의 콩 가공업체들이 정상 가동되기 위해 연간 필요한 콩은 1,260만t이지만 올해 동북지역에서 생산된 콩은 600만t에 불과하다. 생산량이 감소한 이유는 값싼 외국산 콩이 대량 유입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콩 생산 농가들이 대체 작목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북3성 지역의 콩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10% 감소했으며 올해 헤이룽장에서만 22%가 더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전문가 저우쓰란(周思然)은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수입산 콩에 밀리면서 동북지역의 콩 재배가 급속히 감소했고 연해 지역에 수입산 콩을 가공하는 대규모 가공업체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내륙인 헤이룽장의 가공업체들이 설 땅이 좁아지고 있다”며 “시장 원리에만 맡긴다면 동북지역의 콩 생산과 가공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30~1940년대 만주와 한반도 북부(북한) 지역이 전세계 콩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미국에서 60%를 생산하고 아시아의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다. /온라인뉴스부 (사진 : 지린(吉林)성 둔화(敦化)시에 있는 한 국내업체의 만주 콩 농장 전경. /서울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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