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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0월3일] '테라피'가 필요한 계절 가을

감성이 잘 발흥되기 쉬운 계절이 가을이다. 주변의 가벼운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고 똑같은 환경에서도 곧잘 우울해지기 쉬운 계절이다. 열정의 계절인 여름을 견디고 난 후유증일지도 모르겠다. 의학적으로는 햇빛의 양이 감소함에 따라 생리적으로 우울증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결과도 있다. 가을을 잘 지내야 추운 시련의 계절인 겨울을 거뜬히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약물이나 시술 없이 병을 치유하는 기법이 바로 테라피다. 이 때문에 각자의 체질에 맞춘 다양한 테라피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계절도 가을이다. 상투적이지만 가을은 역시 독서의 계절로 대변된다. 독서의 즐거움과 유용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이 많지만 그 중 으뜸은 우리의 정서를 치유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독서는 부족한 지식을 채워주기도 하지만 나만의 세계에 갇혀 골몰해 있을 때 다른 사람의 삶과 세상을 간접경험하면서 일순간에 자신의 고민이 털어지는 경험을 누구라도 한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서양에서는 독서를 통한 심리치료를 별도로 ‘비블리오 테라피(Biblio Therapy)’로 규정해 이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다고 한다. 최근에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색다른 테라피로는 ‘눈물치료’가 있다고 한다. 미용법으로 제시되기는 했지만 스트레스와 고민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카타르시스는 물론이고 손쉽게 예뻐지기까지 한다니 인기를 얻을 만하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이 ‘눈물치료’는 여러 종의 관련 서적이 인기를 얻고 있다. 병원에 ‘오열과’가 개설될 지경이라고 하니 임상효과가 상당한 수준에 오른 것 같다. 꼭 같은 예는 아니지만 우리네 풍속 중에 굿을 할 때도 무당은 꼭 한을 품고 사별한 가족의 영혼을 불러내 굿판에 참가한 가족들을 실컷 울게 만든다. 굿을 통한 치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눈물을 동원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울 수도 있겠지만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감동적인 소설 한 권으로 밤새 울어 볼 수 있다면 이만한 감성 치유 방법이 없을 듯싶다.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서 이 가을 책방으로 달려가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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