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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부동산대책' 이후 재건축 투자자들은 사업 안정화 단계에 있는 중가 아파트 위주로 매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매가가 1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 단지에 대한 매수세는 상당히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재건축 투자자들이 실수요 및 교체수요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1대책 이후 현재까지 가장 손바뀜이 많이 일어난 재건축 단지는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로 총 37건에 달했다. 거래량 2위는 25건을 기록한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였으며 3위는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로 총 15번의 거래가 이뤄졌다.
특히 가락시영의 경우 이달 들어서도 15~20건이 거래됐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따라서 이들 거래가 실거래량에 반영되면 9·1대책 이후 두 달간의 거래량만 60건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도 지난주에 3건 넘게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거래량은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것만 집계되며 신고기한은 거래일로부터 60일 이내다.
이들 아파트가 활발하게 거래된 것은 비교적 소액인 3억원가량으로 재건축 투자가 가능한 점이 배경으로 지적된다. 가락시영의 경우 9·1대책 이후 거래된 물건의 평균 매매가가 5억6,300만원이며 둔촌주공과 개포시영 역시 각각 6억7,000만원, 6억2,300만원이었다. 전세금 1억원에 대출 2억~3억원을 끼면 3억원대로 투자용 매수가 가능한 것이다.
반면 반포나 압구정·잠실의 10억원 이상 고가 재건축 아파트는 거래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1·2·3주구는 9·1대책 이후 거래가 전무했다. 반포 주공1단지의 지난 8월 평균 매매가는 16억9,300만원이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도 9·1대책 이후 손바뀜이 9건밖에 일어나지 않았으며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9~14차)도 총 9건에 불과했다.
특히 가락시영과 둔촌주공·개포시영의 경우 현재 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된 안정화 단계라는 점도 강한 매수세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재건축 투자가 실수요자나 교체수요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4~5년 안에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의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가락시영의 경우 다음달 관리처분총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개포시영도 이달 분양신청을 마치고 곧 관리처분총회 준비에 들어간다. 둔촌주공은 이번주 말 사업시행인가 총회를 앞두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재건축 투자자들은 입주나 증여 등 실수요 목적으로 단기간에 입주가 가능한 저밀도 재건축 단지 위주로 투자한다"며 "반면 투자시 10억원 이상의 아파트는 다소 부담이 돼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남권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대치·대청아파트의 거래도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9월 들어 19채의 주인이 바뀌었다. 9·1대책 이후 거래된 이들 단지 물건의 평균 매매가는 4억4,068만원으로 재건축 단지보다 더 적은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대청아파트는 4월 수직증축이 허용된 후 최근 강남권에서 처음으로 시공사를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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