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스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와 미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한해 동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29%(배당 포함), 32%나 올랐다. 또 데이터 제공업체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대형주와 소형주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 수익률도 각각 32%, 38%에 달했다.
웨지우드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롤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13년의 경우 언제 주식을 팔았든 투자실수"라며 "주요 지수 가운데 하나에만 투자한 채 골프나 쳤다면 홈런을 날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분산투자, 타이밍 매매, 리스크 헤지 등 전문 투자기법을 동원한다는 명목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도 수수료를 받아 챙긴 헤지펀드들에 2013년은 굴욕적인 한 해였다. 글로벌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나타내는 HFRI 상승률은 14%에 그치며 주요 주가지수 상승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전문가의 조언만 믿고 신흥시장·원자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도 속출했다. 금 가격은 28%나 폭락하며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하락세를 기록했다. 또 22개 주요 원자재 선물가격을 종합한 다우존스UBS지수와 MSCI신흥시장지수도 각각 8.6%, 5.1% 하락했다.
지난해는 10여년에 걸친 채권 전성시대가 막을 내린 해이기도 했다. 지난해 바클레이스미국채권지수는 2% 하락하며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비록 채권은 주식보다 기대 수익률이 낮지만 안전자산이라는 믿음이 깨진 셈이다.
다만 이 같은 '바보 투자'가 항상 유망한 것은 아니다. 2003년 다우지수가 28% 상승할 때 MSCI신흥시장지수가 56%나 오른 것이 단적인 사례다. 또 바클레이스채권지수도 4.1% 오르며 비교적인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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