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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3월 3일] 겉만 화려한 브랜드 경쟁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만 요즘 증권회사 광고들을 보면 찜찜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연예인이 등장하는 증권사 CF광고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투자자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그저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쓰는 경우가 드물다. 신뢰가 목숨처럼 중요한 데 특정 모델 개인에게 금융회사 이미지를 맡기기에는 위험부담이 큰데다 굳이 몸값이 비싼 모델을 쓸 이유도 없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도입을 계기로 이런 사정은 달라졌다. 증권사들이 광고경쟁에 시동을 건 것은 지난해 8월 증권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지급결제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부터다. 은행의 급여통장 고객을 증권사로 빼오려면 일반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1월부터 펀드판매사이동제가 도입된 후에는 증권사들의 CF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영화배우ㆍ가수ㆍ코미디언 등이 등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만화가ㆍ동시통역사 등으로 다변화(?)되는 모습이다. 아울러 기존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다시 포장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작명 경쟁도 불붙기 시작했다. 마치 5~6년 전 부동산시장 버블 당시 대형 건설회사들이 앞다퉈 수억원짜리 브랜드와 모델들을 내세우고 중소형 건설회사들도 여기에 가세했던 행태가 여의도에서도 되풀이는 것 같다. 하지만 내실은 별로라는 생각이다. 증권업계가 '자신들만의 리그'를 벌이는 동안 40조원까지 바짝 늘어났던 CMA 잔액은 37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펀드판매사 '바꿔 바꿔'를 외치면서 펀드를 이동한 고객에게 상품권까지 나눠줬지만 정작 판매회사를 갈아탄 펀드 규모는 1,000억원에 불과하다. 물론 서비스 도입 초기에는 당연히 경쟁이 펼쳐진다. 그러나 지나친 경쟁은 독(毒)이다. 일부 건설업체들은 한때 간판급 스타와 CF계약에 성공했다며 쾌재를 불렀지만 지금은 구조조정의 칼날 아래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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