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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의 Travelogue] 아이들과 놀아주는 '뽀로로' 어른들에 대가를 요구한다

집착은 결핍으로부터 생긴다. 대표적으로 아이들 장난감이 그렇다.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로 10만원 이상인 장난감도 이제 흔하다. 아이들이 먼저 이런 것들을 사달라고 한다. 도대체 장난감 관련 정보를 어디에서 얻는 것일까. 이름도 특이한 것을 잘도 알고 있다. 이런 장난감은 동네 친구들이 가진 경우가 많다. 다른 아이도 있으니 나도 사달라는 식이다. 그러면 그 친구의 정보 출처는 어디일까.

원천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으로 보는 애니메이션이다. 최근 빅히트를 치고 있는 요괴워치를 비롯해 또봇·카봇·뽀로로·파워레인저·어벤져스 등이 그런 종류다. 애니메이션이 캐릭터와 장난감 등 관련 파생상품을 만들어낸다.

뽀로로는 지금도 '뽀느님' '뽀통령'으로 불리면서 영유아를 둔 부모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아이들이 뽀로로에 집중하는 모습은 어른의 입장에서는 신기한 경험이다. 더 자라면 또봇이나 파워레인저에 몰두하게 된다.

이런 캐릭터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분명하다. 음식점에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자신들은 편안히 식사하는 부모들을 보는 것은 이미 일상적인 풍경이다.

문제는 그 대가다.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아이들은 뽀로로 장난감을 요구하게 돼 있다. 또봇이나 파워레인저·어벤져스도 마찬가지다. 유명 캐릭터를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은 팔리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그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결국은 아이들을 맡은 대가를 애니메이션 제조업체가 요구하는 것이다. 모두 비싼 장난감 가격에 대해 불만이지만 부모들이 그런 상황을 만들었다. 며칠 전은 어린이날이었다. 미래의 보배인 어린이들이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90여년 전 어린이날이 제정됐다. 현재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부모들은 바쁘고 혹은 좀 더 편하기 위해 아이들을 애니메이션과 장난감들에 맡기고 있다. 물론 공짜는 없다.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기자의 아이는 보드게임을 좋아한다. 게임을 할 때마다 먼저 몇 번 할 것이냐를 묻는데 기자의 대답보다 많은 횟수를 요구한다. 물론 그런 모습이 협상은 아니다. 아이는 다만 아빠와 더 오랫동안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것뿐이다.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노동을 해야 한다. 돈이 돈을 버는 이른바 '자본시장'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손으로 땀을 흘려가며 일을 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장난감을 사주는 데 그치는, 즉 돈으로만 때우는 방식은 반드시 부작용을 초래한다.

아이들과 직접 몸을 부대끼며 놀아주는 아빠가 되면 어떨까. 5월은 밖에 나가 여행하기 좋은 달이다. 어린이날 같은 특정일 시간 때우기 식이 아닌 진짜로 아이들과 놀고 공부하고 함께하는 것 말이다. 시중의 비싼 장난감이나 게임 중독, 연예인 집착에서 아이들을 벗어나게 하는 열쇠는 결국 부모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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