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신문망,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 홍콩과 중국을 찾은 한 한국인 남성이 메르스 의심 증상으로 광둥성 위생당국에 격리됐다가 29일 오후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홍콩 위생당국은 한국인 남성이 홍콩에 도착해 중국으로 넘어가기까지 약 200명과 접촉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남성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했을 기내 승객 158명과 선전을 거쳐 광둥성 후이저우로 향하던 버스에 탑승한 승객 10여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국인 체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중국 방역당국은 2003년 홍콩·중국을 중심으로 확산된 사스의 악몽이 재연되는 게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나면서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특히 홍콩을 통해 입국한 이 한국인이 37시간 동안 아무런 제재도 없이 인구밀집지역인 후이저우 등을 다닌 것에 대해 방역당국을 비난하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이 남성은 홍콩 공항 내 방역검사도 무사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홍콩 위생당국은 한국인을 검사한 간호사가 28일 기침과 구역질·현기증 증세를 신고해 검사와 관리를 위해 의원관리국 전염병센터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에 따르면 이 간호사는 예비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으며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후이저우 당국 관계자는 조사 결과 이 남성이 후이저우에서 직접적으로 접촉한 사람은 12명이며 간접 접촉자는 25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중 발열 등 이상징후를 보이는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홍콩 입국 시 접촉한 200여명을 더하면 이 남성과 접촉한 인구는 최소 237명에 달해 만약 메르스로 확진될 경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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