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라 베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이 부실금융기관 청산 등의 권한 강화를 주장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어 의장이 직접 FDIC 권한 강화 의지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베어 의장은 미 정부를 향해 "소위 '대마불사 정책'은 이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때"라고 촉구하면서 "FDIC가 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의 몸집 불리기를 방치해 리스크를 키워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베어 의장은 이날 비영리 경제포럼인 이코노믹 클럽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베어 의장은 "FDIC가 파산 직전의 은행 뿐만 아니라 은행지주회사 등 여타 금융기관도 인수해 시장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청산하겠다"며 "해당 금융기업을 굿뱅크와 배드뱅크로 나눠 처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FDIC 독자적으로든 다른 기관과 함께든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어 의장은 "납세자들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거대 금융기업 해체에 비용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FDIC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외의 유력한 금융규제기관으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탐탁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미국은행협회(ABA)의 에드워드 잉글링 회장은 "FDIC가 보험사 등에 대한 청산 권한까지 가지면 예금보험 업무 등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며 "FDIC에 너무 많은 권한을 주기보다는 FDICㆍFRBㆍ 재무부 산하의 위원회를 따로 만드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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