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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맘, 與野 모두 버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불신 심화

선거 참여 대신 외면으로 표심표출

6·4 지방선거의 최대변수로 예상됐던 30~40대 앵그리맘의 표심은 여도 야도 아니었다. 오히려 분노한 민심이 정치권에 대한 냉대와 무관심으로 표출되면서 선거 판도를 예상 밖의 결과로 돌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개표결과가 알려지기 전까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앵그리맘이 여야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의 분노가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실제로 참사 이전까지만 해도 열세를 면치 못했던 야당 후보들이 16일 이후 일제히 대약진을 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다. 어느 정당도 자신있게 승리했다고 외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를 두고 선거전문가들 사이에는 앵그리맘이 선택을 포기함으로써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앵그리맘의 외면은 지난달 30~31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그 단초를 드러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학보모세대인 30대와 40대의 사전투표율은 각각 9.41%와 9.99%. 50대(11.53%)와 60대(12.22%)는 물론 20대(15.97%)에도 한참 못 미친다. 4년전인 2010년 지방선거때, 또 2012년 대선 당시 20대보다 월등한 투표율로 선거 향배를 좌우했던 것과는 분명한 대조를 보인다.



선거 당일에도 이러한 현상은 그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낮은 50% 중반대에 그친 투표율을 그 증거로 내세운다. 참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정부 여당에 대한 분노와 야당에 대한 불신이 30~40대의 발길을 투표장 밖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세월호 참사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안산시. 안산시는 이번 선거에서 총 유권자 56만1,010명 중 26만9,894명만이 기표소를 찾아 48.11%의 투표율을 보였다. 특히 단원고등학교가 있는 단원구는 47.8%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 56.8%는 물론, 경기도 평균인 53.3%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분노한 민심이 선거 외면으로 표출되며 정치적 무력감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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