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격전지를 가다] 부산 사상구
"문재인, 이미지 좋은데 당을 보니…""손수조, 참신하지만 인지도 낮아"
권경원기자 nahere@sed.co.kr
지난 24일 오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부산 사상구 선거 사무소는 약 10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노란색 점퍼를 입은 문 후보가 보였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매일 오후 한시 반부터 두시 반 사이는 '주민과의 대화' 시간이어서 각지에서 적게는 30~40명, 많게는 60~70명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주례동에서 만난 민모(61)씨는 문 후보와 악수한 뒤 "푸근한 점이 좋다. 사람이 선해보이지 않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택시기사 김지국(59)씨도 "사람이 괜찮다. 똑똑하고 정치를 잘할 사람"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역민심에는 문 후보의 '이미지'에 대한 긍정 평가는 있어도 민주당을 향한 지지는 여전히 낮다는 특징을 보였다. 문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던 두 사람 모두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에는 변함이 없었다.
문 후보 캠프에서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캠프 관계자는 지난 16대 총선에서 북강서을에서 출마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며 "처음에는 15% 정도 이기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다가 선거 이틀 전에는 지는 것으로 나왔다"며 "노무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 후보가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역 내 찬반이 엇갈렸다.
모라동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택시기사들은 기자에게 "문 후보가 되면 대선(후보)으로 가버려서 보궐선거를 또 해야 한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반해 철물점을 운영하는 김정수(65)씨는 "사상구민은 우리 구에서 대통령을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기대하기도 한다"며 "문 후보가 당선돼서 낙동강 개발과 같은 이야기를 하면 진짜 그렇게 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밝혔다.
문 후보가 유력 주자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손수조 후보는 '지역 밀착형' 정치로 기반을 다지고 있었다. 손 후보에 대한 질문을 들은 사람들이 저마다 가장 먼저 내뱉은 말은 "스물일곱 살 먹은 게 뭐 하러 나오노"였다. 하지만 모라3동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손 후보의 손을 붙잡으며 "꼭 돼야 돼"를 연신 반복하는가 하면 한 중년 남성은 "텔레비전에 나오더라. 얼굴도 예쁘네"라며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손 후보도 "언론에 나오고 난 후에는 지금은 '어 3,000만원'하면서 먼저 아는 척을 해주신다"며 예전과 달라진 점을 말했다. 문 후보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정치경험이 전무한 것은 손 후보가 극복해야 할 점이다.
덕포동에 거주하는 이모(30)는 "(손 후보에 대해)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며 "처음 나타난 사람이라고 무조건 참신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앞으로 어떤 말을 할지 들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일각에서 제기된 이 같은 비판을 반영한 듯 27일 부산 사상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되면 공천 신청자와 외부 인사를 포괄해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전략공천이라고 해서 공천 신청자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손 후보 공천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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