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북 구미공단 등에 따르면 공단 입주 1호 기업인 비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 KEC(구 한국전자)는 지난 달 10월말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추진하는 공단 재개발사업인 구조고도화사업을 신청했다. KEC는 33만㎡에 달하는 공장 부지중 제조시설이 없는 공터로 방치 상태에 있는 10만㎡에 기숙형 오피스텔과 복합문화타운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교육과 보육, 메디컬 센터, 컨벤션센터 유치로 공단 직원 자녀들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고 교육 할 수 있어 일 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지는 것은 물론 서비스 인력 등 5,000여명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돼 지역 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KEC측은 기대해 왔다.
하지만 KEC의 이같은 계획은 벽에 부딪혔다. 민주노총 소속인 KEC 노조가 지회가 사업추진을 막무가내로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노조측은 공업용지를 상업용지로 전환 시켜주면 KEC의 오너일가만 이득을 보게 된다며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구조고도화사업이 승인되면 공장 폐업으로 이어져 근로자들이 실직하게 된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펴며 구미시청과 산단공 대경권본부 앞에서 연일 반대 시위를 펴고 있다. 노조가 시민을 상대로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펴면서 시민단체들도 속속 반대대열에 합류해 KEC는 점점 수세적인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측은 복수노조로서 교섭권을 확보한 KEC 노조와 공동으로 '구미시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구조고도화가 구미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여론설득에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부지 개발은 필요하고, 이에 따른 고용유지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해 5,000여명이 직업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민노총 산하 노조가 주장하는 개발 허용시 폐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폐업은 있을 수 없으며 사업이 추진되더라도 전원 고용승계와 60세 정년보장에 관한 합의서도 노조와 이미 작성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공단내 부지 개발로 근무여건은 더 좋아지고 새로운 수익사업도 창출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는 기회인데도, 노조가 일방적으로 반대만 하고 있어 자칫 소중한 일자리 창출 기회마저 놓칠 수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산단공을 통해 추진하는 구미공단 구조고도화사업에는 KEC와 방림방적, 오리온전기 등도 사업을 신청해 놓고 있는데, KEC 처리결과에 따라 다른 업체들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업신청 결과는 관계기관 심의를 거쳐 이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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