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무연 휘발유의 갤런(3.785ℓ)당 평균 가격은 이날 현재 3.60달러로 4주 만에 24센트(7.1%) 올랐다.
AAA가 2000년 가격 조사를 시작한 이래 7월 상승률로는 가장 가파른 것이다.
4월 초 4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여름 휴가철인 8월 내내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예고하듯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27달러(4.9%)나 폭등한 배럴당 91.40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주 만의 최고치이며, 지난 6월 배럴당 78달러까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심상치 않은 상승세다.
유럽 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장중 10주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일자리 수가 늘었다는 소식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주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것도 원유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제 원유 시장 전문가인 앤드루 리포우는 미국 의회 전문 ‘더 힐(The Hill)’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주간 휘발유 값은 갤런당 10센트가량 더 올라 3.70~3.80달러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롬니 후보 캠프는 휘발유값 상승 문제를 대통령 선거 이슈로 쟁점화할 태세다.
커스틴 쿠코스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대변인은 “오바마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실업률 등과 함께 주요 공격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모든 경제적 요소를 조목조목 따지겠다”고 말했다.
반면 각종 경제 지표 악화로 곤란한 상황에 부닥친 오바마 재선 캠프는 휘발유값 상승이 백악관 수성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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