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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스쿨버스' 아동폭력 사각지대

대부분 운전기사외 동승 성인 없어 사고 우려

#서울에 사는 학부모 A씨는 최근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아들이 스쿨버스에서 다른 학생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실을 알고 크게 혼냈다.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고 넘길 수도 있었지만, A씨는 그럴 수 없었다. 아들이 불과 얼마 전인 1, 2학년 때만 해도 스쿨버스에서 폭력을 당하는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A씨는 "스쿨버스는 폭력의 사각지대로 스쿨버스 내 폭력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관리나 교육이 전무해 폭력이 되물림 되는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학교 내 폭력이 사회문제로 이슈화 되고 있는 가운데 스쿨버스가 '폭력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스쿨버스를 운행하는 상당수의 학교들이 운전기사 외에 학생들을 관리할 수 있는 성인을 동승 시키지 않아 자칫 스쿨버스가 또 다른 학교 폭력을 양산 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ㆍ고등학생에 비해 자제력이 약하고 주의가 산만한 초등학생들의 경우 운전기사가 운전을 하면서 안전과 폭력을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초등학교 스쿨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는 오 모씨는 "스쿨버스에서 어른은 나뿐이다.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떠들거나 장난을 칠 때면, 운전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뒷좌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까지 꼼꼼히 챙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되면서 일부 학교는 스쿨버스에 운전기사 외에 '도우미'를 동승 시켜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 청원초등학교는 총 8개 스쿨버스에 학교 직원을 동승 시키고 있다. 초기에는 아르바이트를 두려 했으나 아침 등교 시간과 오후 하교 시간으로 근무 시간이 일정치 않아 여의치 않았고, 학교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학교 급식실 직원 등의 비근무시간을 활용키로 한 것이다. 이 학교 이재필 교감은 "아이들끼리 차 안에서 사소한 다툼을 벌일 수도 있고,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스쿨버스 도우미를 두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근본적인 예방 지도가 가장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운전기사의 말을 잘 들어라', '스쿨버스에서는 조용히 하라', '버스에서 질서를 잘 지켜라'와 같은 '규칙 나열'에만 그치지 말고 아이들이 스쿨버스 내 폭력을 심각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예방 교육을 정기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가 스쿨버스를 타고 등ㆍ하교를 하고 있다는 학부모 안모(39ㆍ여)씨는 "아이가 스쿨버스에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며 "학교에서 차량 내 안전 사항이나 폭력 방지 등을 위한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쿨버스 내 소규모 '조'를 구성해 고학년이 조장이 돼 저학년 스쿨버스 이용 학생들의 등ㆍ하교를 관리하는 시스템 등 일부 초등학교에서 운영중인 방법도 확산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 스쿨버스 내에 돌보미 교사나 도우미가 동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규정은 따로 없는 실정"이라며 "아무리 운전기사가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운전을 하면서 산만한 아이들을 모두 돌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폭력 예방 지도 등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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