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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여전히 '한겨울'… 매도·매수가격 괴리 더 커져

[8·29 부동산대책 한달]<br>매매가 소폭 상승후 주춤… 급매물만 간간이 소화<br>미분양 안줄고 '마이너스 프리미엄'에도 거래안돼<br>전셋값은 거침없는 상승… 경매시장만 '반짝 활황'




"정부가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 대책을 내놓았지만 전혀 달라진 게 없어요. 집값이 더 떨어진다는데 지금 누가 집을 사겠어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공인중개업소의 한 관계자) 추석 이후 첫 주말을 맞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개포동 A공인중개업소. 여전히 '급매물'을 홍보하는 안내전단이 유리창에 나붙어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개포지구정비계획' 열람공고 등의 호재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아파트. 추석 이후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개포동 B공인의 한 관계자는 "가장 인기가 좋은 42㎡형의 경우 매도호가가 정부 대책 발표 직후 1,000만~2,000만원 정도 반짝 올랐다가 매수세가 붙지 않아 현재는 7억8,000만원선에서 한 달째 고정돼 있다"며 "아직까지도 8ㆍ29대책의 효과가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들의 부동산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8ㆍ29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한 달이 됐지만 시장에 전혀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매매시장은 이전과 다를 바가 없다. 급락세를 막았다지만 매도자들이 막연한 기대로 호가를 올리면서 오히려 매도ㆍ매수자 간 가격 괴리가 더 커지고 전셋값만 올라가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살 사람 없는 거래시장=정부가 8ㆍ29대책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기간이 연장돼 상대적으로 매물은 줄어들고 대출 제한폭은 넓어져 급매물을 노린 실수요자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책 발표 후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거래 시장은 여전히 한산하기만 하다. 집값 추가하락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3단지 66㎡형은 한 달 전 3억7,000만원선이던 급매물 호가가 최근 3억9,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건축 예정단지인 영등포구 여의도 삼부아파트 89㎡형 역시 일반적인 시세는 9억원선에 형성돼 있지만 8억~8억5,000만원까지 떨어뜨린 매물이 아니면 매수문의조차 없다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양천구 신정동 M공인의 한 관계자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내년 3월이면 만료되는데 이후에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 역시 이번 부동산 대책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입주가 진행 중인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관계자는 "8ㆍ29대책 이후 3건가량 가계약이 이뤄지고 분양권거래도 간간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지만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일명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도 거래가 안 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병목효과로 전셋값 급등=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를 보이는 사이 전셋값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에 나설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마저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 물건의 수요ㆍ공급 방정식이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전세 물건이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수도권 전역에서 전셋값 급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7월 변동이 없었던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8월 들어 0.29% 올랐고 이달 들어서도 0.36% 올랐다. 갈수록 상승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입주 2년차를 맞은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109㎡형의 경우 불과 한 달 전보다 3,000만원 이상 오른 4억원선에서 전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잠실 N공인의 한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거주하던 임차인들이 재계약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집주인들이 시세를 계속해서 올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창 입주가 진행 중인 길음뉴타운9단지 79㎡형 역시 한 달 전 1억8,000만원선이던 전셋값이 최근 2억원까지 뛰었다. ◇경매시장 반짝 회복 속 가격은 제자리=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8ㆍ29대책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것과 달리 경매 시장은 같은 기간 상대적으로 활황세를 보였다. 특히 아파트 경매 시장에 참여하는 응찰자 수가 늘어났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9월24일까지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낙찰률은 44.3%로 8월1~29일의 32.8%보다 11.5%포인트 상승했다. 낙찰률은 경매에 나와 새 주인을 찾는 물건의 비율로 8ㆍ29대책 이후 아파트 경매 시장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은 같은 기간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거래 활성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8월1~29일 77.1%이던 낙찰가율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78.5%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경매 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을 써내는 데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경매 참가자 대부분이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에만 입찰하는 등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경매물건은 제2금융권의 대출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DTI 완화의 직접적 수혜를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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