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16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가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최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국 정부가 이 문제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도 전달됐으며 미국측은 아직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이어 “전작권 전환 문제는 한미 동맹이 새로운 진화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의 안보를 훼손하거나 위험에 빠뜨리는 결정을 갑자기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17일 오후 입장자료를 내고 “올해 심각해진 북한 핵 문제 등 안보상황을 고려, 전작권 전환 준비를 점검해 나가자고 미국 측에 제의하여 현재 한미간 논의 중에 있다”며 “이러한 사항은 오는 10월 한미군사위원회(MCM), 한미안보연례회의(SCM) 등을 통하여 지속 협의될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작권 전환 재연기 요청으로 향후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간의 첫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전환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바 있지만 이를 몇 달 만에 뒤집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쳐 우리측의 방위비 분담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미 양국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국이 갖고 있는 전작권을 2012년 4월 17일에 우리측에 넘기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2010년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재논의돼,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 1일로 한차례 연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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